인천시립무용단의 대표작 ‘비가(悲歌)’가 4년 만에 전막 재공연으로 돌아왔다.

27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 따르면 이 공연은 오는 11월 11일부터 12일 이틀간 인천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비가’는 그리스 비극의 대표작 ‘오이디푸스’를 무용극으로 창작한 작품이다. 신의 손으로 자아낸 운명과 그에 대한 격렬한 저항, 그 가운데 빛나는 인간의 존엄을 그린다.

신화 속 인물의 심리와 스토리를 캐릭터 중심의 춤으로 구성한 이 작품은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굴하지 않는 인간의 비극을 노래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비극의 초상 오이디푸스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고통의 탄식을 현대 무대로 옮기며, 인과의 사슬에 얽힌 운명과 신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주체적 의지를 춤으로 풀어냈다.

2018년 작품에서 오이디푸스로 신예의 패기를 보여 줬던 유승현은 4년 만의 재공연을 통해 단독 주연으로서 무르익은 역량을 마음껏 드러내며 비극적 영웅상을 제시한다. 극을 이끌어 가는 또 다른 주인공 이오카스테에는 명실상부 인천시립무용단의 주역으로 작품의 서사와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유나외’와 무용단의 새로운 얼굴로 부상하며 우아한 춤연기로 관능미와 모성을 동시에 표현하는 ‘박소연’이 더블캐스팅돼 새로운 해석을 보여 준다.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으로 나아가는 이 작품은 결국 자율적 주체성과 의지에 대한 찬사이자 인간에 대한 긍정으로 귀결된다. 문의:인천시립무용단 ☎032-420-2788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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