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석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송영석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단순히 지역 자원을 활용한다고 해서 로컬기업이 아니라, 반드시 지역에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야만 지속가능할 수 있습니다." 언더독스 대표의 말이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인증에 기반한 가치기업과 참여를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협동조합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 사람에 따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과 경험의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그 자체가 인적 결사체이고 사업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조와 자립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180년의 역사적 경험 있는 조직이다. 사회적기업은 장애인, 고령자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온전한 사회서비스를 담당하는 그 취지와 목적에 대한 평가마저 박할 필요는 없다.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고 현재 2만 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만들어진 이후에 인증사회적기업과 예비사회적기업을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사회적경제라 통칭하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은 압축적으로 성장한 한국사회와 닮아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인증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만들어져 운영 중이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 필요한 일을 실현하며 경제조직으로 지속가능성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해왔다. 

 짧은 시간에 사회적경제가 확산할 수 있었던 요인은 외부적인 사회 경제적인 요인도 있지만 정부 중심의 제도적 뒷받침도 있었다. 설립과 운영초기에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지원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사회적경제가 확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왔다. 양적확산을 위한 지원제도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박한 평가를 하게되는 양면을 만들었다. 물론 양적확산을 위한 제도를 갖추는 것은 시민행복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자립과 자발의 사회적경제의 기본원리를 갖추지 못하면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동안 사회적경제는 사회적가치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 기회를 제공 받아왔다. 이제는 리빙랩의 기회를 넘어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지원받는 조직이라는 저평가를 넘어 이제 자조와 자립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으로 명확히 인식돼야 하며 지역사회의 가장 신뢰받고 지지받는 조직이 돼야 한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된다는 것은 투명한 시민조직이 된다는 것이며 공익을 실현하는 조직이 된다는 것이다.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누구에게 손 벌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

 지역사회 신뢰를 기반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사회적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시대에 서민의 삶은 더 팍팍해질 것은 자명하다. 사회적경제는 서민의 삶을 지지하고 지탱하는 역할을 마땅히 수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시적인 경제 변화를 사회적경제가 감당할 수는 없겠지만 그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돌보고 지탱하는 일을 함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1844년 로치데일의 28명의 노동자가 1파운드의 협동을 성공시킨 협동조합의 성장기는 협동의 가치를 어떻게 시작하고 키워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시간의 노동과 저임금을 받는 현실을 협동하여 넘어선 로치데일의 정신은 사회적 약자가 스스로를 조직하고 연대하는 가치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준다. 절박한 현실을 개척하는 파이오니어 정신이 사회적기업가의 정신이어야 한다. 이제 지역 문제 해결 과제로부터 출발해 지역주민의 신뢰로 성장하는 작은 협동 큰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경제 확산과 지속가능성을 만드는 것을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 존경과 신뢰받는 사회적경제가 되려면 양적성장에 필요한 창업 자체보다 지역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주민들과 조화를 이루며 지자체와 협업도 중요하다. 사회적경제가 저평가된 모습을 넘어 시민행복을 만드는 개척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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