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정규리그가 한창인 가운데 외국인 선수들의 빛나는 활약에도 경기 팀의 희비가 엇갈린다.

프로배구 특성상 외인 의존도가 높은데, 유독 높은 경기 팀은 의정부 KB손해보험과 안산 OK금융그룹이다.

올 시즌 KB손보는 V리그 최강 공격수 노우모리 케이타를 대신해 니콜라 멜라냑을 영입했고,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에도 함께한 레오와 동행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실상 두 팀의 평가는 달랐다.

KB손보는 니콜라가 케이타의 빈자리를 쉽게 메우지 못해 부진할 것으로 보였다. 반대로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득점·공격종합 3위에 오른 레오의 활약에 힘입어 강력한 모습을 보여 주리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와 다르게 KB손보는 2승1패로 승점 5를 낚아채며 3위인 반면, OK금융그룹은 3연패를 당하며 승점 1밖에 추가하지 못해 6위다.

KB손보는 외인의 활약과 함께 팀 호흡이 뛰어났다.

니콜라가 지난달 30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했고 득점 1위(102점), 서브 3위(0.77개), 공격종합 5위(54.43%)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더해 신인 레프트 홍상혁이 득점 9위(30점), 베테랑 레프트 한성정이 득점 공동 14위(25점)로 뒤를 이었다.

베테랑 세터 황택의도 세트 1위(11.31개), 서브 8위(0.46개)로 팀을 이끌었다.

반면 OK금융그룹은 레오만 잘했다.

레오는 후위공격 1위, 득점 2위, 공격종합 3위, 시간차공격 7위, 오픈공격 8위, 서브 9위, 블로킹 14위, 퀵오픈 15위, 디그 16위 등 전반적인 공수지표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레오를 받쳐 줄 선수는 없었고, 팀 호흡은 무너졌다. 득점과 공격종합에서 레오를 제외한 OK금융그룹 선수 어느 누구도 20위권에 들지 못했다.

세터진도 문제였다. 곽명우가 세트 6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주전 세터 노릇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을 보여 준 적이 거의 없다. 이를 뒷받침하듯 KB손보와의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은 세터 3명을 바꿔 가며 투입하는 모습도 보였다.

리시브도 무너졌다. KB손보 경기에서 서브에이스로만 9점을 내준 것이다.

OK금융그룹은 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도 리시브와 팀 호흡이 무너진다면 전반적인 팀 조직력을 재점검해야 할 때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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