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수감 생활 중인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A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서 수감 생활 중인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A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에서 마약 밀반입 혐의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은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32)가 구치소에서 교도소로 이감 중이라고 그의 변호인단을 인용해 AP·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변호인은 그라이너가 지난 2월 구금 이후 지금까지 억류돼 있던 모스크바 북쪽 이크샤 지역 구치소에서 복역 기간을 보낼 징벌 수용소(교도소)로 지난 4일 출발했다고 AP 통신에 전했다.

다른 변호인도 인테르팍스 통신에 "그라이너가 지난 4일 그동안 구금돼 있던 구치소에서 징벌 수용소로 보내졌다"면서 "현재 우리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통상 북극 인접 지역이나 시베리아 등지에 있는 징벌 수용소는 죄수들에 대한 학대와 가혹한 수감 환경 등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변호인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라이너가 교도소에 도착하면 주러 미국 대사관과 변호인단에 공식 통보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감 절차는 최대 2주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 부처에 "그라이너가 교도소에서 견뎌야 할 처우와 환경이 개선되도록 러시아 감독관들을 설득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하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와 죄수 교환 문제를 더 진지하게 대화하길 기대한다"며 "나의 의도는 그라이너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는 그동안 푸틴 정부와 그라이너를 포함한 러시아 억류 미국인들을 미국 내 러시아인 죄수들과 맞교환하는 협상을 벌여왔으나 큰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WNBA 피닉스 머큐리 소속으로 올림픽 금메달 2관왕인 그라이너는 오프시즌에 러시아 UMMC 에카테린부르크에서 뛰었다.

그는 올해 2월 중순께 미국에서 휴가를 마치고 모스크바 공항을 통해 러시아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마약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다. 러시아 당국은 그의 짐에서 대마초 추출 오일이 함유된 액상 카트리지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라이너 측은 짧은 휴식 기간에 부상에 따른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의사 처방을 받고 의료용 대마초를 사용하다 실수로 짐에 넣어 갖고 들어온 것이라고 항변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그라이너는 지난 8월 징역 9년을 선고받자 항소했지만, 지난달 항소심도 그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형량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그라이너의 운명은 결국 미국과 러시아 양국의 죄수 교환 협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측은 그동안 죄수 맞교환 협상은 대상 죄수에 대한 법적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시작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일각에선 그라이너의 항소심 기각과 교도소 이감으로 모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조만간 그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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