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산학협력처장
이경수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산학협력처장

최근 들어 ‘조용한 사직’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곤 한다. 이는 회사를 사직한다는 뜻이 아니라, 회사에 다니며 일은 하되 주어진 일 이상으로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이다. 소위 말하는‘월급을 받은 만큼만 일하겠다’라는 의미로, 요즘 이 용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모 채용 회사에서 직장인 3천923명을 대상으로 ‘회사 업무와 월급의 관계’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해야 한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필자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많이 했던 말이 있다. ‘주인의식’, ‘책임감’이다. 지금 이런 말을 하면 꼰대라고 한다.

기업의 채용 면접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질문이 ‘근무 시간 이후 또는 휴일에 근무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내용이었다.

세대를 떠나서 ‘조용한 사직’에 대한 찬반의 의견도 분분하다.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 속에 저녁이 있는 삶, 개인의 시간을 중시하는 직장생활을 원한다.

이에 반해 ‘면접관에게 근무 시간 이후 또는 휴일에 근무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변화이다. 이들 세대는 영혼까지 팔아야 직장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조직문화에 익숙하다.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직장에서 인정받는 직장인이 될 수 있을까?

조직 내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자기 일에만 열중하는 직원이 정말 조직에 도움이 되는 구성원일까? 라는 자문을 해본다.

정시 출근, 정시에 퇴근하며 근무 시간에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다른 직원이나 조직에는 관심이 없는 직원, 소위 말하는 영혼이 없는 직장인, 이들의 문제는 조직에 소속감이나 열정이 없다는 것이다.

즉, 의욕도 감정도 없는 ‘영혼이 없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용한 사직’의 분위기는 분명 기업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변화를 탓할 수만은 없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을 강조하던 조직문화에서는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조직문화도 우리는 바꿔가야 한다. 신상필상(信賞必賞)으로 구성원에게 내적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이젠 기업도 이들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고려해 성과 보상이나 조직문화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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