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복지재단. /사진 = 경기도 제공
경기복지재단. /사진 = 경기도 제공

경기복지재단이 민선7기 경기도 핵심 금융복지 정책이었던 ‘경기극저신용대출’ 사업의 수행기관을 선정하면서 잘못 작성한 평가자료로 4순위 기관을 1순위로 올린 사실이 확인돼 특혜 논란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13일 경기도의회와 경기복지재단에 따르면 복지재단은 2020년 3월 극저신용대출 사업 수행기관을 공모했는데, 8개 기관이 경합을 벌인 끝에 ‘롤링주빌리’를 포함해 3개 기관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런데 복지재단은 이들 신청기관에 대한 심사를 앞두고 자체 TF를 만들어 전례가 없던 ‘모의평가’를 도입했다. TF는 내부에서 ‘심사위원회 운영 계획’을 수립해 수행기관 선정과 관련한 세부 심사 절차와 정량·정성평가 세부 항목·배점을 정했다. 이후 제출 서류로도 확인 가능한 재정능력, 사업실적 같은 객관 지표를 판단할 정량부문에서 모의평가를 수행해 그 결과를 평가위원들에게 전달하고, 심사위원회가 이를 검증해 최종 점수를 배정토록 했다.

하지만 TF 모의평가는 애초 평가기준이 될 자료의 연도를 잘못 반영해 평가하는 따위의 심각한 오류를 빚었다.

TF가 정량평가 항목 중 하나인 재무안전성(부채규모·자기자본비율)에 대한 모의평가를 진행하면서 롤링주빌리에 대해 평가 기준에 명시한 ‘2019년도 지표’가 아닌 ‘2017년도 지표’를 바탕으로 점수를 계산했다.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2019년 지표를 적용했다면 롤링주빌리는 재무안정성에서 ‘1점’에 불과했는데, 2017년 지표를 토대로 계산하면서 최고점인 ‘15점’을 받았다. 이렇게 잘못 계산된 모의평가 결과는 심사 당일인 2020년 4월 1일 평가위원들에게 제공됐고, 평가위원 9명 중 8명이 모의평가 결과에 기재된 대로 롤링주빌리의 재무안정성 점수를 확정했다.

이로 인해 수행기관으로 선정됐어야 할 A기관은 탈락했고, 정상으로 점수를 받았다면 4순위에 그쳐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지 못했을 롤링주빌리가 1순위에 올랐다. TF 모의평가는 사업주체인 경기도와 복지재단이 맺은 협약에 빠졌던 사안으로, 이를 진행하려면 도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했지만 이조차도 이행하지 않았다.

롤링주빌리는 당시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도의 극저신용대출 수행기관을 맡았고, 올해까지 3년간 대출지원금 620여억 원과 대행사업비 26억5천여만 원이 지원됐다.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재훈 의원은 "당시 복지재단 대표이사는 이재명 전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함께 성남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고, 롤링주빌리는 이 전 지사가 과거 공동대표를 맡았던 곳"이라며 "이 모든 일이 공교롭게 맞아떨어졌는지 의문이다. 행정사무감사가 끝나더라도 계속 어떻게 조치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복지재단 관계자는 "모의평가 때 오기가 있었다고 안다"며 "도 특정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했다.

롤링주빌리 측은 "점수가 바뀌었다는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사업을 수행하면서 우리의 이익을 고려하지도 않았고, 당초 수행기관 1곳이 손을 떼며 그 업무까지 도맡았는데 이런 대접을 받으니 억울하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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