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에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국내로 유입된 시기가 2020년 1월이니 벌써 3년이 다 돼 간다. 지긋지긋한 만큼이나 한편으론 무덤덤하다.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 잘 적응한 결과라고 본다.

외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마스크 착용은 누굴 만나든지 상대방을 향한 배려와 예방의 아이콘이 됐다. 유행 초반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났을 땐 아껴 쓰겠다고 한 개의 마스크로 며칠을 난 적도 있었고, 마스크가 귀한 선물이 되는 풍경도 낯이 익다.

1년에 한 번쯤 떠나는 해외여행은 어림도 없어졌고,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은 당연한 교육 방법 중 하나가 됐다. 출입처와 단체 식사 자리가 없어졌고, 2∼3차까지 합류하며 새벽까지 이어지던 술자리도 드물다. 손님이 없어 줄어든 택시는 아직도 특정 시간대에 잡기 어렵고, 넘쳐나는 온라인 택배 물량은 배송을 며칠씩 지연되게 만들기도 한다.

반도체와 택배 대란에다 원자재 물가도 뛰었다. 반면 음식을 비롯한 배달 관련 업계는 성황을 이뤘으며, 오갈 데 없던 현금자산은 국내외 주식과 코인으로 몰렸다. 부동산은 폭등했다. 코로나19가 바꾼 우리의 일상이었다.

기자도 늦은 편(?)이지만 지난 3월 감염돼 자가격리를 했다. 예상보다 큰 탈 없이 앓고 나았지만 그 후유증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흔히 말하는 잔기침과 무기력함, 목 잠김 따위가 오래 갔고, 이상할 정도의 이명현상은 아직도 지속된다.

최근 경제도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모양새다. 세계경제의 양대 산맥인 미국은 물가 잡기로 코로나형 양적 완화를 축소하며 금리 인상을 내밀었고, 봉쇄 전략의 중국은 이제서야 빗장을 풀어가는 과정이라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이 여파는 국내 증시와 부동산, 건설업계에 직격탄을 날리며 다시금 온나라 경제를 끌어내리는 중이다. 물가는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환율 인상으로 수출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대출금리 인상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서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유행의 정점을 찍을 때가 코로나 시대 전반전이라면 이젠 후반전을 뛰는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응할 방도가 없다는 사실이 불편하기 짝이 없게 만든다. 

기자와 가족, 우리 사회 구성원이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편이 차라리 현실감 있는 대처겠다. 다시 또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견뎌야겠지만, 이 또한 우리 모두 이겨 내리라 믿는다.

호환마마, 전쟁보다 무서운 놈, 코로나19. 연장전은 없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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