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영국 속담에 "큰 도둑은 용서받고 작은 도둑은 사형된다"는 말이 있다. 영국의 유명한 해적 블러드 선장은 찰스 2세에게 런던탑에 있는 왕관을 훔친 수완을 인정받아 상을 받는 은전도 입었다. 반면 장발장과 같은 배고픈 좀도둑은 평생을 어두컴컴한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이런 세태를 집대성한 말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닌가 싶다.

요즘 언론에서 보도되는 부정비리 사건을 보면서 아무리 사정기관에서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큰소리쳐도 정당한 법 집행과 사법부의 정의가 올바로 서지 않는다면 부정부패 근절은 구호에 그칠 것이며, 정치인이나 공직자의 비리는 언제까지 계속돼 비리 없는 사회는 그림에 떡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정당하게 돈을 벌기보다는 권력을 이용해 한탕주의가 판을 치고, 정치인이나 권력자들이 검은돈을 넘보면서 부패와 혼란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연일 지난 정부 정치인과 권력자들 그리고 기업인들이 수백억 원의 부정부패와 비리사건 의혹으로 감옥에 들어가거나 소환돼 조사받는 상황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부정행위가 일부 정치인들과 권력자들 간 이뤄졌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철저하게 파헤쳐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새 정부 출범 이제 6개월이 지났다. 국민들은 보다 개선된 삶에 대한 희망과 정책 변화를 고대하고 있다. 또한 각종 부정과 비리 척결이 이뤄지고, 그 작업이 속도를 가할 것으로 믿고 있다. 부정부패 척결이 결코 실패해서는 안 될 시대적 과제임을 생각할 때 부정부패 척결 작업이 진심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많은 국민들은 정당한 법 집행과 정의가 올바로 세워지는 것이 보장되고 확인되는 걸 원한다. 법 앞에서 국민은 평등하다. 특정 집단에게 우월적 특권을 부여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범죄자를 다스리는 일은 법을 통해 그 준엄함을 보여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국가가 부정부패 척결을 목놓아 외쳐도 도덕성을 잃은 정치인이나 기업인과 관료들이 청빈한 관료가 되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우리 사회에서 부정부패가 사라지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사전에 도덕이란 사회구성원들의 양심이라고 기록돼 있다. 즉, 사회적 여론 관습에 비춰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준칙이나 규범의 총체적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과 달리 각자의 내면적 원리로서 작용하며, 또 종교와 다르게 추월자와의 관계가 아닌 상호관계를 규정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는 "도덕이 밥 먹여 주느냐"라는 말이 유행처럼 떠돌고 있다. 이 말은 돈이 되는 것이면 살상도 마다하지 않는 현실을 빗대 내뱉은 말로 이해한다. 한마디로 도덕에 어긋난 행동으로 출세한 사람이나 돈을 번 졸부들이 자기 행동을 은폐하기 위한 수식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는 새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국가나 민족 또는 개인에게는 결단해야 할 중대한 시기가 있게 마련이다. 이제부터 새롭고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부단한 자기 변신과 생활의 변화를 모색하자. 우리는 선량한 국민으로서 건전한 사고를 갖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사고방식을 행동으로 옮겨 일등 국민으로 거듭나야 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사회가 건강하고 밝게 발전하는 길은 건전한 정신운동이 선행돼야 한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한 수많은 사회병폐가 끊이지 않았다. 정치적으로는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격동기를 맞아 세대와 세대 간 갈등과 집단과 집단 간 갈등으로 혼탁한 시기를 겪었다. 이제 모든 갈등에서 벗어나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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