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17일 본회의장 입구에서 경기도 소속 공무원들의 잇단 비위를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남궁진 기자

최근 잇따라 불거진 경기도 소속 공무원의 성·마약 비위와 관련,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피켓 시위를 비롯한 총공세에 나섰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은 모두 인사와 관리를 책임지는 저의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17일 도의회 본회의 시작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입구에서 ‘범죄자에도 기회가 넘치는 경기도’, ‘무서워서 화장실도 못 가겠다’는 글귀를 적은 피켓을 들었다. 게다가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의석마다 같은 내용의 피켓을 세워 두고 김 지사를 조준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대표단은 논평에서 "도지사 비서실 직원의 성범죄 사실을 인지하고도 한 달 넘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말로만 사과하고 위기만 모면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굳은 표정으로 본회의장에 들어선 김 지사는 이날 처리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소회를 밝힌 뒤 도 소속 공무원들의 비위와 관련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불미스러운 일은 모두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도민과 도의원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공무원은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자기 소임을 다한다. 대다수의 헌신과 노고가 폄훼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의 피켓 시위와 관련해 여야 의원 간 다툼도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성환 의원이 피켓을 든 국민의힘 이인애 의원에게 "화장실을 무서워서 못 가시면 안 되죠"라고 했고, 이 의원이 본회의가 끝난 뒤 이 같은 발언에 항의하며 마찰을 빚었다.

조 의원은 "의원님에게 한 말이 아니다. 이 행위(피켓시위)에 불만이 있어 전체에게 한 얘기다"고 항변했고, 이 의원은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맞받았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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