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인천재능대 경영과 교수
이상직 인천재능대 경영과 교수

지난달 시진핑(習近平)중국 주석의 3연임 대관식으로 치러진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시 주석은 이 대회를 통해 당과 정부 그리고 군의 3권을 완전 장악하고 마오쩌둥 시절 이후 45년간 이어온 집단지도체제를 와해하며 권력을 절대화했다. 이는 중국 전임 지도자들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제도화하고, 1인 지도체제 복귀를 막으려고 노력한 결과들이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음을 의미한다.

이는 그동안 태자당(중국 건국 공신 자제들 집단으로 시진핑의 배경),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 등이 분점해 온 중국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7인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이 대폭 물갈이가 됐음을 통해 극명히 드러났다. 상무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기존의 ‘중국몽’ 설계자인 왕후닝과 반부패 선봉장 자오러지는 물론 리창 전 상하이 공산당 서기, 차이치 전 베이징시장, 딩쉐샹 전 중공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광둥성 서기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 태자당 중 시 주석을 따르는 계파를 일컫는 세간의 호칭)’ 인사 4명이 새롭게 진입함으로써 개혁·개방 이후의 집단지도체제가 와해되고 공청단 상하이방 등 다른 계파는 전멸했다고 볼 수 있다. 마침내 시 주석 1인 지배체제가 완성된 셈이다.

시 주석의 3연임이 우리에게는 물론 미·중 양국의 첨예한 국익 충돌로 향후 국제 정세가 매우 불확실하고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관점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의 권력 구조와 그 선출 과정에 대한 이해는 중국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의미 관심이라 생각한다. 먼저 중국의 권력구조는 최고지도자인 총서기 1명,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정치국위원 24명, 중앙위원 205명, 전국대표대회 대표 2천296명, 약 1억 명의 공산당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총서기를 제외하고는 그 구성원이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의 최고 지도자 선출은 국민이 아니라 공산당원이 결정한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다. 2021년 기준 중국 공산당원 수는 9천671만2천 명 정도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현재 14억 명으로 추정되는 전체 인구의 약 7%로, 이는 우리나라처럼 입당원서만 제출하면 당원이 되는 것과는 달리 결코 아무나 공산당원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들은 공산당의 가장 하위 구성원으로서 전국에 산재해 있는 공산당과 국가 발전을 위한 핵심 인재들이다. 이들 중 1차로 검증된 인재들이 공산당 전국대표로 선출돼 수도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한다. 지난달 개최된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한 당원은 2천296명이며, 이들은 당 지도부 인선 등 당내 각종 중요한 사안들을 결정하기 때문에 형식상으로는 중국 공산당의 최고 권력기관이다.

또한 이들 중 재차 능력이 검정된 당원은 중앙위원과 후보 중앙위원 등 공산당의 주요 핵심 간부로 선출된다. 이번 전국대표에서는 203명이 중앙위원, 168명이 중앙후보위원으로 선출됐고, 중앙위원과 중앙후보위원은 총서기와 정치국 상무위원·위원, 당·정 부처 장관급 이상, 군 핵심 지휘관, 31개 성급 행정단위 당서기와 성장, 중앙기업(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핵심 국유기업)의 책임자직 등을 담임한다.

이번에 선출된 중앙위원은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 전회)를 개최하고 투표를 통해 중앙위원 중 24명의 정치국 위원을, 정치국 위원 중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정치국 상무위원 중 총서기를 선출했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국의 최고 권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젊은 당원 시절부터 부단한 평가 과정을 거처야만 한다. 평당원에서 전국대표, 중앙위원,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총서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치열하고 촘촘한 검증 단계를 거쳐야만 마침내 최고 권력자가 되는 것이다.

이번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서 공청단 출신의 리커창 총리, 왕양 정치협상회 주석과 상하이방 출신인 한정 상무부 총리가 모두 물러난 것을 보면 우리나라 여당과 야당의 피 튀기는 치열한 정권 경쟁 못지않은 투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체제상 공산당 일당 독재라고는 하나 그 내부에서는 파벌 간 살벌한 권력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 사회의 체제와는 관계없이 인간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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