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건강한 소아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뇌의 연결성 변화를 분석한 뇌신경 생리 연결성 지도를 만들었다.

21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헌민 교수팀은 정상 발달 과정을 거치며 신경계 질환이 없는 소아 212명을 연령별로 구분해 성장 과정에서 뇌신경세포 연결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 정상 소아의 뇌파 기반 뇌신경 생리 연결성 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뇌파 분석에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6개 주파수 대역을 기반으로 ▶4∼6세 ▶6∼9세 ▶9∼12세 ▶12∼15세 ▶15∼18세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정상적인 뇌 성숙 과정에서 뇌신경계 연결성이 변화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령이 증가하면서 뇌 영역 간 연결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기능은 분리되며, 정보를 전달하는 시간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소아기부터 청소년기에 이르는 성장 과정에서 정상적인 뇌가 점점 효율적으로 변하는 과정을 나타낸 결과로, 정상 대조군의 뇌신경 생리 연결성을 표준화한 지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연구팀은 또 주파수 8~13㎐ 알파 대역에서 뇌 연결성 변화 과정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주파수 대역에서 뇌질환 환자들의 뇌파 검사 결과를 정상군과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한다면, 연결성에 문제가 생긴 신경세포의 네트워크를 파악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지리라 본다.

김헌민 교수는 "그간 정상 대조군의 지표가 없어 뇌파 검사 결과를 정밀하게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으나, 이번에 완성한 뇌신경 생리 연결성 지도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신경세포의 전기적 작용과 연관이 깊은 경련발작, 뇌전증 따위 치료에서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앞으로 발달장애나 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ADHD), 자폐 스팩트럼 장애와 같은 다양한 소아 신경질환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 의료 인공지능 개발사업 ‘닥터앤서 1.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Neurology’ 최근 호에 게재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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