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2의료원 후보지로 부평구 산곡동에 있는 캠프마켓 A구역을 선정한 인천시를 두고 해당 지역 국회의원 조차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29일 시에 따르면 ‘인천시 제2의료원 설립 기본계획과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 제2의료원 설립 후보지를 6개로 추리고, 인천제2의료원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부평구 산곡동 캠프마켓 A구역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산곡동 캠프마켓 지역은 주변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데다 인구밀집과 교통 접근성, 재정 투입 효과 들을 종합 검토했을 때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29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한 인천시·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당정협의회에서 제2의료원 최종 후보지가 갑작스럽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박찬대(연수갑) 국회의원은 "인천 남부권은 예전부터 공공의료 취약지역으로 꼽혔기 때문에 이번 제2의료원 예정지에 기대를 많이 했다가 아쉬움이 크다"며 "인천적십자병원이 최근 응급실 운영을 재개했지만 공공의료 인프라가 많이 부족해 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동근(서구을) 국회의원도 "서구에는 의료종합부지가 이미 확보됐는데도 이번 제2의료원 후보지로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며 "의료인프라는 쉽게 개선이 안되는데 물류단지만 유지된다고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지적했다.

제2의료원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아쉽게 고배를 마셨던 지역구 의원뿐만 아니라 부평지역 의원까지 주민 갈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홍영표(부평을) 의원은 인구밀도가 높은 부평구 특성을 고려해 캠프마켓 부지에는 공원부터 조성하라고 요구했다.

홍 의원은 "그동안 공공의료가 취약한 남동구나 연수구에서 제2의료원을 유치하려고 노력했는데 갑자기 부평 캠프마켓 공원 부지 내에 건립하겠다고 발표해 이상했다"며 "부평구는 인천 면적의 3% 규모인데 인구는 50만 명이 넘어 인구밀집도가 매우 높으므로 지역 주민들은 공원이나 생활체육, 문화예술 공간발전을 더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성만 (민·부평갑)의원은 "최근에는 캠프마켓 인근 지역 부동산에 관심이 몰리다가 제2의료원이 발표되니깐 새로운 갈등 양상을 보이려 한다"이라며 "주민들의 갈등을 막으려면 주민 전체의 의견을 듣는 창구를 만들거나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마스터플랜을 먼저 수립하는 식으로 주민들이 제대로 판단할 기준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제2의료원 최종 후보지는 부지선정심의위원회에서 정당하게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유 시장은 "제2의료원 부지는 용역과 위원회에서 몇 번의 심의를 철저하게 거쳐 선정했다"며 "캠프마켓 마스터플랜 수립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청취하겠다"고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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