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사)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사)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If you can not measure, you can not manage)"라고 했다. 기업 경영에 있어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 말이다. ESG 경영 기획을 담당하는 실무진으로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를 측정할 만한 적절한 지표를 찾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지표 자체가 다소 추상적 개념을 포함해 이를 처음 접하는 기업들은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산업통상자원부는 K-ESG 이행과 평가의 핵심·공통사항 을 도출해 기업과 평가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도록 진단항목별 추가설명, 용어정리, 참고자료 등을 통해 최대한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진단 세부 항목으로 환경 분야(E)는 환경경영 목표 수립, 재생 원부자재 비율, 온실가스 배출량,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폐기물 재활용 비율, 환경 법·규제 위반 등 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회 분야(S) 문항은 신규 채용, 정규직 비율, 결사의 자유 보장, 여성 구성원 비율, 산업재해율, 협력사 ESG 지원 등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지배구조 분야(G)는 이사회 내 ESG 안건 상정, 사외이사 비율,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분리, 배당정책 및 이행, 감사기구 전문성 등으로 구성돼 있다. 

ESG 경영은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철저하게 투자자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재무적 가치에 대한 ‘건강한 약속 이행’에 대한 엄격하고 투명한 잣대이고, 기업 가치에 연계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ESG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굳건해지고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다. 원래 기업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었다. 이제 기업은 자선, 마케팅, 경영의 시대를 넘어, 책임의 시대에 왔다.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이 총체적인 단계로 가치경영 방향성을 갖고 완전한 CSV의 형태를 지향하는 시대다. ESG경영은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가지며 이를 경영에 반영시키려고 노력한다. 중요한건 이런 가치가 측정되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ESG 경영은 적극성과 실천성을 강조한다. 가치에 대해 적극적인 의도를 가지고 경영조직이 내재화된 가치를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지난 토요일 새벽, 월드컵 축구 경기에서 강적 포르투갈을 극적으로 이겼다. 흥분의 도가니였다. 응원의 열기가 대단했다. 한마음 한 뜻으로 공통의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우리 선수들의 투혼에 공감대를 충분히 가지기 위해 박수갈채로 밤잠을 설쳤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16강 진입을 위해서는 많은 경우의 수를 통제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단순히 이겨서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가나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처지에 숨죽이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우리였다.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모든 이가 한 곳으로 뜻을 모은 좋은 결과였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지켜보았다. 끝났다고 끝이 아니었다. 그 결과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너무 낮아 포기에 가까운 형편에서 기적적으로 이긴 결과 앞에 수많은 국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흥분하고 즐거워하며 밤을 지새운 노력과 희망의 메시지가 더한 결과이다. 해보자. 할 수 있다. 해야 한다. 의기투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가져온 결과이다.

조직은 사슬처럼 얽혀있다. 조직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자질을 잘 결합해 시너지를 키우는 구조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 ESG에 관한 관심과 목표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목표는 정량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거기에 CEO가 "이제부터 우리 회사는 재무적 이익뿐만 아니라, 환경과 사회도 균형 있게 고려하는 ESG경영을 하겠습니다"라고 선언을 하게 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CEO가 ESG 경영 선언을 해도 실무자들은 ‘나와 상관이 없는 일’로 여기면 의미가 없어진다. ESG 경영을 기업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고 비즈니스의 전환을 선언한다고 해서 기업의 구성원 개개인의 실제 업무에서 ESG 경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ESG 경영이 내재화되기 위해서는 이사회와 CEO의 ESG 경영에 대한 리더십과 실무부서와 경영 현장에서 올라온 개선 아이디어가 중간에서 서로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야만 한다. 실무현장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이상적인 ESG 실천 과제는 현장에서 실행되기 어렵다.

ESG 경영 내재화의 과정은 매우 어렵고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내재화된’ 재무성과 중심의 업무 방식이었다. 이를 하루아침에 E와 S를 고려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축구에서 보듯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지표들이 측정되고 수량화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기 위한 지속적이고 전사적인 공감대가 더욱 필요할 때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