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물가가 지난달 10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1월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3(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 보다 5.5% 상승했다. 상승폭은 2012년 6월(5.6%)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의류상가. /연합뉴스

고금리,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의식주중 ‘식’에 이어 ‘의’에 해당하는 의류물가가 10년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의류·신발 등 공산품 출고가가 치솟으며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1월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3(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5% 상승했다. 상승 폭은 2012년 6월(5.6%)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항목별로 보면 의류 물가가 아동복·유아복(9.6%), 여성 의류(5.4%)와 캐주얼 의류(6.0%) 들을 중심으로 5.8% 올랐다.

의류 세탁·수선 물가는 10.6% 올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고, 신발 물가도 4.0% 올랐다. 이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원재료 상승 압력이 반영되며 섬유제품 출고가가 올라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5.0%)은 지난 5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5%를 웃돌았다.

더욱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달에도 전월과 동일하게 4.8% 올라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으로 농산물·석유류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지표다. 근원물가가 오른다는 건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나 농축수산물 가격 같은 외부 공급 요인을 제외하고도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상승 추세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더구나 한 번 가격이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가공제품의 특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11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회의를 열고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까지 5%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백창현 기자 b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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