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 역사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건 중 하나다. 이는 1950년 9월 15일 새벽 연합군이 인천 앞바다에 상륙작전을 감행하며 북한군의 후방을 공격해 불리하던 전세를 역전시킨 작전을 말한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수로가 협소해 상륙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우려를 보란 듯이 무색하게 만든 작전이기도 하다.

한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이처럼 전쟁의 흐름을 바꿔 버린 작전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6월 6일 연합군이 오마하 해변을 비롯한 5개 지역에서 감행한 노르망디상륙작전이다. 작전은 성공했지만 오마하 해변에는 큰 피해가 발생해 주요 격전지로 꼽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역사를 되새기고 전사자들을 기리는 공간으로 남았다.

프랑스와 캉시(市)가 얼마나 노르망디상륙작전에 의미를 두는지는 ‘노르망디 캉 기념관(Memorial de Caen)’을 보면 안다. 기자가 최근 유럽 출장 기회를 얻어 방문한 이 기념관은 커다란 본관은 물론 일대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해 정성스럽게 관리하는 모습이었다. 인천에도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멋진 모습으로 자리하긴 하지만, 시민들이 훨씬 접근하기 쉽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건물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광경은 공습 당시 전투기를 재현해 천장에 매달아 놓은 대형 피규어였다. 그러면서도 피규어 바로 아래에는 영화관처럼 기념관 프로그램을 예매하는 매표소가 있다. 대형 전투기 아래서 가족단위 관람객이 웃으며 오가는 모습은 묘한 느낌을 주면서도, 전쟁의 역사가 시민 속으로 파고들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듯해 바람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식 역시 남다르다. 기념식은 2017년부터 ‘세계 노르망디 평화 포럼’과 함께 열린다. 평화 포럼은 세계 20여 개국 정상이 모여 화해와 외교를 논의할 정도로 그 의미와 규모가 자리를 잡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불리했던 전세를 뒤집어 연합군을 최종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인정과 공감을 얻는 분위기였다.

최근 민선8기 인천시는 노르망디상륙작전에 버금가는 의미를 지니는 인천상륙작전의 위상을 한층 더 드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상륙작전의 역사 가치를 다시 조명하고, 세계 평화·안보 행사로 발전시키고자 기념사업을 내년부터 대규모로 확대해 개최한다는 포부다. 또 중장기 발전 방안 연구용역에 착수해 역사·기념관 건립, 안보관광상품 마련에도 힘쓰겠단다.

지금껏 인천상륙작전 기념식은 어떤 역사 사건에도 뒤지지 않는 의미를 품고도 참전용사와 유가족을 초청해 추모식을 진행하는 수준에 그쳤다. 시의 새로운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돼 부디 내년부터는 인천상륙작전의 가치를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누구나 일상처럼 함께 그 역사성을 공유하는 ‘평화 기원의 장’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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