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대 외래교수 김영림

IMF 이후에 위축된 경제활동과 실직, 경쟁사회의 다변화로 인해 남성의 갱년기 연령도 단축되고 있다. 갱년기란 여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있다. 남성은 중년 이후에 여성처럼 급격한 생리적인 변화는 나타나지 않지만 주로 40대 후반부터 시작하여 신체적 혹은 성적 기능저하와 함께 나타나게 된다.
 
두드러진 요인으로 고환에서 생성되는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이 감소하게 된다. 테스토스테론은 성 기관인 성장과 정자 생성을 증진하여 저돌적인 공격성향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근육과 골격근을 강화하며 일부 장기의 성장을 촉진하며 적혈구를 증가시킨다. 또한 비뇨생식계 조직에 활력을 주고 전립선 생성의 기능을 조절한다. 그러므로 남성 갱년기란 성욕감퇴와 발기불능, 골감소증 증가, 근력과 피부 노화, 체지방 증가와 비만, 기억력 감퇴와 건망증, 불면증, 강박관념, 이명현상, 심계항진과 안면홍조는 물론 식욕저하나 우울증까지 동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남성 갱년기 증상은 여성 갱년기처럼 쉽게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서서히 나타남으로 처음에는 갱년기 변화를 거의 다 느끼지 못하지만, 그 증상은 여성갱년기와 비교될 수 있으며 유사하다.
 
남성 갱년기는 생식기능과 중추신경계, 피부의 노화현상 등 신체적 변화가 뚜렷하고 고혈압과 당뇨병, 지방간과 간 질환 등으로 인해 현저하게 피로감이 누적돼 여성의 갱년기 증상처럼 남성도 실제적으로 갱년기 장애를 겪게 된다. 그러나 남성 호르몬의 생성은 여성처럼 난소기능의 상실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차로 말미암아 생식 능력이 50대부터 감소하여 80대에 이르기까지 청년기에 비교할 때 1/3 수준으로 서서히 감소된다. 그 증상은 정자생성의 감소와 함께 음경의 발기력은 저하되지만 오히려 성적인 욕구는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성 갱년기는 정자의 기능상실이 아니다.
 
갱년기 원인을 보면 연령 증가에 따른 뇌하수체와 성선(고환)의 노화 현상으로 혈중의 호르몬이 감소되며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영양상태 불균형, 비만, 그리고 성인병 질환 등을 들 수 있으나 심리적,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요인과도 관련이 깊다.
 
최근의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한국 남성은 서양인 보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아 갱년기 장애에 노출된 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남성 갱년기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일부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남성갱년기 자가 증상을 위한 10가지 설문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가운데 3개 이상 문항이 해당되면 갱년기 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성적 흥미가 감소했다./ 기력이 몹시 떨어진다./ 근력이나 지구력이 떨어진다./ 키가 줄었다./ 삶에 대한 즐거움을 잃었다./ 슬프거나 불만이 있다./ 발기의 강도가 떨어진다./ 최근 운동할 때 민첩성이 떨어졌다./ 저녁 식사 후 바로 졸린다./ 최근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
 
남성의 갱년기 치료는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이나 비아그라 같은 약제는 남성호르몬 공급에 있어서는 효과가 있으나 고환의 위축이나 정자 수 감소, 적혈구 증가, 심장병이나 예기치 않는 질환, 전립선 비대증 혹은 전립선 암 유발 가능성 등을 경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갱년기 치료에는 호르몬 보충요법과 패취(몸에 붙이는 방법), 경구제와 겔(몸에 바르는 방법)등을 사용할 수 있으나 전문의 처방에 의하여 사용해야 한다.
 
대체의학에서의 남성 갱년기는 치료보다는 예방에 주력하고 있으며, 운동요법과 식이요법, 심리이완요법, 명상요법 등을 들 수 있다. 운동요법은 유산소 운동과 근 지구력 강화 운동으로, 달리기(마라톤은 해롭다)와 수영, 자전거 타기, 등산, 줄넘기, 체조, 골프 같은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함으로써 일명 `엔돌핀'이나 `천연 비아그라'인 산화질소의 분비를 활발하게 된다. 그리고 식이요법으로는 음주와 흡연은 피해야 하며 체내에 축적된 노폐물을 배출시킬 수 있는 비타민 B6, B12, 비타민 C 등을 섭취해야 한다. 고지방 음식은 피하고 생선과 생굴, 살코기, 인삼(홍삼), 콩, 은행,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되 육류나 유제품, 소금, 카페인 음료 등은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갱년기의 예방을 위해서는 직무와 관련된 환경적, 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하여 심리적 안정과 적절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평소에 식생활과 일상적인 생활습관들을 보다 긍정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갱년기의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다.

(다음은 건강과 장수, formkim@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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