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초일류도시로의 도약을 구상하는 인천시에게 유럽은 한 번쯤 들여다봐도 좋을 참고서와 같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근대화와 산업화를 겪는 과정에서 비슷한 시행착오를 경험했고, 일부는 이미 극복해 좋은 사례로 남았기 때문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12일부터 20일까지 유럽 4개국을 방문하는 출장길에 오른 일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유럽의 우수한 도시재생 사례는 물론 시민 일상에 자리잡은 역사와 문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접목할 만한 경제성장이 바로 그 예다.

7박 9일간의 유럽 출장을 계기로 인천시가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발전 성과와 이를 바탕으로 한 민선8기 인천시의 미래 구상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시찰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만재생지역 모습. <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시찰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만재생지역 모습. <인천시 제공>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산업구조 변화로 제조업으로 대표되는 공장지역의 쇠퇴는 피하지 못하는 흐름이다. 또한 선진형 도시재생이 주목을 받으면서 항만과 같은 산업시설도 시민과 공존하는 랜드마크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도 과거 각종 산단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탈피, 시민에게 개방이 필요한 항만시설과 같이 ‘틀을 깨는’ 도시재생을 목표로 변화가 필요한 지역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인천에 좋은 사례가 되는 지역이 바로 이번 출장에서 방문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시가 추진한 도시재생의 경우 쇠퇴한 대형 공장과 설비를 적극 활용해 주민이 살기 좋은 문화 중심지로 거듭난 ‘포블레노우(El Poblenou)’가 대표 사례다. 문을 닫은 공장 100여 개 중 규모가 크고 가치가 있는 공장 10개를 시가 통째로 사들여 문화 공간이나 대학 유치에 활용하고, 200만㎡에 달하는 부지에는 미래형 산업과 녹지 조성에 힘썼다. 그 결과 이곳은 차도보다 자전거도로와 트램 철로가 익숙한 ‘안전지역’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가 ‘동부항(Eastern Dorkland)’ 지역과 ‘NDSM 부두’에 추진한 재생사업은 세계 도시항만 재개발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결과물 중 하나다. 암스테르담시는 1985년 동부항이 급속히 쇠락하자 항만 기능을 포기하고 주거, 일자리, 휴양, 관광, 교육 기능을 지닌 압축도시로 건설했다. 또 NDSM 기업 파산 이후 방치된 노후 부두 건물은 적극 개조해 복합 예술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주요 관광지로 거듭났다.

유정복 시장은 이들 지역 사례를 거울 삼아 원도심 재생과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길을 찾았다. 단순히 주거환경이나 도로를 개선하는 방식의 원도심 재생을 벗어나 창의력을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 성공 사례를 인천에 접목시킨다는 구상이다. 항만 부분에서도 쇠락한 시설을 철거하고 고치기보다는 그 가치를 존중하면서 하나의 도시 랜드마크로 재창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각오다.

유정복 시장은 이들 지역을 돌아본 뒤 "쇠락해 가는 도심이 새로운 행정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바람직하게 바뀐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라며 "이번에 시찰한 도시재생 사례를 참고해 창의력에 기반한 혁신 도시재생과 활성화 공약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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