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물은 위에서 아래로, 좁은 데서 넓은 곳으로 흐른다. 졸졸 흐르는 물이 모여 망망대해를 이루고 그 심연에서의 흐름 속도는 크진 않다. 단순한 깊이로 말할 수 있는 대세이다. 넘실거리는 큰 물줄기의 리듬에 편승하는 격한 파고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 뿐이다. 그저 바라만 보고 이것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그저 무책임하다.

옳다 그르다는 것은 자기 소양과 성찰에서 온다. 한쪽 눈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거리를 잴 수 없지 않은가? 그러나 다소 정확할 수는 있다. 대세를 가림막으로 막을 재간은 없다. 그러므로 시각을 넓혀야 한다. 현실은 어렵고 우울하다. 문제 투성이다. 그렇다고 해서 외면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ESG의 본질은 고객, 임직원, 지역사회, 파트너, 투자자를 아우르는 이해관계자 요구로 오는 이슈에서 출발한다. 거기에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 있다.

방법으로는 ESG의 정량적 비즈니스 가치에 대한 답을 구해 볼 수 있도록 수요예측 분석력을 키우고, 생산성 향상 방안을 찾고, 비용 절감을 위한 구체적 노력이다. 그리고 ESG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이익 실현을 위한 노력이다.

CSR가 봉사, 기부 및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을 운영함으로써 가치를 실현해 왔다면 CSV는 기업과 커뮤니티의 공동 공유가치 창출을 통해 기업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윤 창출에 있어서 결과와 과정이 모두 중요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ESG는 기업 경영, 재무활동 요소를 연동함으로써 보다 다각적인 데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업의 활동 전반에 친환경·사회적 책임을 더함으로써 지배구조 개선 등을 도입하고 지속이 가능한 발전을 도모한 것이 핵심 골자다.

주주와 투자자 등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한편, 결국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나아가 이러한 평가를 통해 재무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평가 기준은 제각각이라서 기업체와 투자자 모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급기야 한국형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는 기업이 우선 고려해야 할 ESG 경영 요소와 평가기관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평가항목 제시를 위해 국내외 13개 평가지표와 공시기준 등을 분석해 공통적이고 핵심적인 61개 사항을 제시한다.

K-ESG 가이드라인의 진단항목을 통해 단계별 상세 기준 및 방향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기업들이 진단 항목의 기준과 방향성을 활용해 스스로 성과를 진단하고 ESG 성과 목표 수립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ESG 수준 향상을 위한 방향성 제시에 초점을 맞췄으며, 기업이 자체적으로 ESG 현황과 수준을 진단하는 경우 목표 수립이 쉽도록 진단 항목을 구성했다고 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ESG에서 사회적 책임이라 할 수 있는 부문은 우리나라와 해외 사례가 여건상 잘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러한 점들을 보완해 K-ESG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ESG를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이해관계자다. 이해관계는 이익과 손해가 걸려 있는 관계다. 예를 들면 나를 중심으로 나에게 영향을 주는 관계자들이다. 좋은 영향, 나쁜 영향, 도움을 서로 주고받는 관계, 불편한 관계 등이 이들에게서 나온다. 즉, 기업에 이익이나 손해라는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사람이나 집단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임직원이다. 임직원의 역량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는 모든 임직원 개개인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며, 업적과 능력에 따라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고 대우하며, 공정한 평가를 적용해 정당하게 보상하며, 개개인의 창의성이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최대한 조성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회사 밖의 ‘주주’다. ‘투자자’라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은 돈줄을 쥐고 있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이해관계자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 및 이용하고 비즈니스가 가능하게 하는 ‘고객’이 있다.

이들은 우리의 시장이며 밥줄이다.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의 대상이다. 그리고 ESG의 거센 흐름과 함께 환경, 사회 이슈와 관련해 더욱 부상하는 이해관계자가 바로 정부, 협력사, 비영리기관 혹은 지역사회 커뮤니티다.

환경, 사회와 관련된 문제는 기업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때로는 협력을, 때로는 감시와 견제, 규제의 상대이며 기업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는 이해관계자다.

이러한 이해관계자는 어떤 영향을 우리에게 줄 것인지를 정리하고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떤 모양으로 협업할지, 어떻게 참여시킬지, 어떤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설계하고, 계획했던 일련의 활동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도 확인해 가면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