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송도학원 주최 ‘송도중학교 이전 관련 공청회’

27일 인천시 중구 송도중학교에서 ‘송도중 이전 관련 주민공청회’가 열려 패널들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27일 인천시 중구 송도중학교에서 ‘송도중 이전 관련 주민공청회’가 열려 패널들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존치냐 이전이냐. 학생 수 감소로 골머리를 앓는 인천 송도중학교 문제는 해법이 없는가. 진정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묘수는 없나.

학교법인 송도학원이 27일 송도중 이전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패널도 참석해 평행선을 달렸다. 하지만 한 가지 일치된 견해는 존치든 이전이든 ‘정상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 발제-오성삼 학교법인 송도학원 부이사장

▶송도중학교는 왜 이전을 해야 하는가. 핵심 요소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계속 이어지는 학생 수 감소이고, 그 다음은 지은 지 60년이 지난 낡은 건물이다.

학교는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떠안았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다 보니 심지어는 영어 교사가 미술을 담당하는 형편이다.

인천시장께서도 공약으로 제물포 르네상스를 내걸었고, 많은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고 들었다. 이 시기에 자연스레 터전이 마련된다면 송도중 터는 주민에게 돌려줄 쾌적한 공간으로 자리잡으리라 생각한다.

# 조현영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

▶칼자루는 현재 교육청과 경제자유구역청이 쥐었다고 본다. 경제청은 땅을 파는 처지에서 땅값을 싸게 주지 못한다고 반대하고, 교육청은 중구 상인들이나 주민들이 반대해서 안 된다고 한다.

문제는 단순하다. 사립학교가 신도시로 이사하면 된다. 과연 학생들을 생각하는지, 과연 이 도시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상황이 나은지, 정말 그리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중구에 한 아파트가 최근 분양했는데 입주가 30%도 이뤄지지 않았다.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주민이 늘어나 활기를 찾는다고 하는데 학생은 사실 그만큼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송도는 평균 학생 수가 33명 정도로 조사되는데, 특정 학교는 한 반에 38명이나 된다. 원도심 학교는 한 반에 20명이 되지 않는다. 인구 대비 학생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학생들이 동등한 환경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도중 이전에 찬성한다.

# 이종호 인천시 중구의회 의원

▶교육 전문가는 아니지만 주민 대표로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송도중은 현재 학생 수 감소로 정상 교육과정을 운영하기가 어렵고, 60년 이상 된 낡은 건물 때문에 학생들이 안전마저 위협받아 매우 안타깝다.

지난해 시교육청이 제물포고등학교 송도 이전 계획을 추진하다가 4개월 만에 철회했다. 원도심 학교 이전은 해당 지역, 특히 원도심 교육공동화를 가져오고 자녀를 둔 가구 유출로 이어져 인구공동화를 심화시켜 지역경제 발전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역주민 대부분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사는 집 주변에 학교가 있느냐 없느냐, 통학 거리가 긴가 짧은가, 심지어는 횡단보도를 건너느냐 건너지 않느냐가 주거지를 선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집값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송도중 이전 재배치는 인천시교육청, 중구청, 동구청, 의회, 지역 정치권, 학부모, 학교 관계자, 지역주민들과 지혜를 모아 충분히 토론과 협의해 진행해야 한다.

원도심 학교 신도시 이전은 근본 처방이 아니다. 송도중 이전 재배치에 반대한다.

# 윤효화 인천시 중구의회 의원

▶우리 아들이 송도중학교를 졸업해서 그런지 남다른 애정이 있다. 송도 신도시에는 그렇게 부지가 많은데 왜 중학교를 새로 만들지 못하고 자꾸 송도중이 이전해야 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학교 새로 만들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다. 

영종도에 학교 하나 새로 만드는 데 10년 걸렸다. 지금 중구에 도시환경 정비사업, 내년에 추진하는 대단지 아파트와 같은 수많은 사업을 고려하면 4천∼4천500가구가 예상된다.

지금 학교가 빠지면 이 사업들을 마무리했을 때 다시 학교를 짓는 일은 영종도 사례처럼 힘들게 된다. 먼 훗날 얘기가 아니다. 영종 신도시를 보면 안다.

학교 하나를 놓친다는 개념보다는 학교 하나를 나중에 세우는 일이 가능하겠느냐를 놓고 생각해야 한다. 원도심에는 공원 하나 더 만들기보다는 학교 인프라가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있어야 인구 유입에도 대처가 가능하다.

# 윤진수 인천시 중구 주민자치위원협의회 회장

▶송도중은 중구 교육 중심지였고, 주변에 많은 학교가 밀집해 그 어디를 가든 학생들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추억이 서린 곳이었다.

개인 생각으로는 이전도 중요하지만 송도중만이 가진 어떤 특화된 교육을 만들어서 인천에서 송도중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도중은 송도고등학교와도 연관되는데, 송도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같이 연계해 특화 교육 사업을 진행하면 인천 아니라 아마 전국에서도 학생들이 몰려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민들 목소리가 지금 큰 편인데, 주민들도 반성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육의 질을 높여 학생들에게 제공할지에는 관심이 없고, 참여도 하지 않으면서 이전하네 마네 하는 얘기에는 목소리를 낸다. 

주민 한 사람으로서, 학생들 선배로서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학교와 마을공동체가 상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 질을 높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 임병구 인천석남중학교 교장

▶인천 서구 학교 교장들끼리 만나면 하루빨리 우리끼리 학교 통폐합을 해야 인천교육 전체가 산다고 얘기한다. 더 나아가 한국 교육을 살리는 길이라고 얘기한다.

지금처럼 소규모 학교로 나눠진 채로 운영하면 각 학교 교육 질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우리끼리 말한다. 저는 시교육청에서 정책기획조정관을 지냈다. 교육 균형발전 계획을 세웠다. 원도심이든 신도시든 인천 학생이라면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교육청 정책목표를 달성하려고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신도시는 워낙 급속하게 발전하고, 원도심은 또 신도시에 끌려가면서 발전에 실패해 교육상 균형을 이루는 일이 어렵다. 

학교 부지는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도시 발전과 연관해 생물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오늘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기준을 세워야 한다. 

도시가 소멸하는 데 학교는 책임이 없다. 학교는 오히려 보상을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 그런데 학교가 남아야 지역이 산다는 이유로 학교에게 남으라고 한다면 이는 정당한 요구인가 묻고 싶다. 이전 재배치가 유일한 대안이다.

# 박은옥 송도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송도중은 중구 원도심에서 10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킨 명문 사립 중학교지만, 현재 그 명성이 무색하게 낙후되고 학생들이 가장 기피하는 학교로 전락했다.

학교에는 선생님이 언제나 아이들을 맞이해야 하는데 우리 학교는 교사 수 부족으로 전부 교과 과정은커녕 수학 선생님이 자리를 지키지 못해 아이가 숙제를 못 내 점수를 잃는 상황도 발생한다. 

송도에 왜 학교를 새로 짓지 않느냐고 하는데, 교육부에서 중학교 신설을 반려하고 원도심 학교를 재배치하라는 의견을 교육청에 전달했다.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같이 산다. 근데 지역은 학교가 무너질 때까지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의 반대는 이해한다. 그런데 나도 주민이다. 여기 학부모들도 지역주민이다. 우리도 요구사항이 있는데, 왜 우리 의견은 무시하나.

학습권은 기본권이다. 더군다나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다. 당연히 평등한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우리 학교 아이들은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학교를 빼앗긴다 생각지 말고, 그 속에서 꿈과 희망을 갖고 성장하는 학생들을 먼저 생각해 달라. 학교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존립하도록 여러분이 도와 달라.

# 한동식 기호일보 부국장

▶학교만 있으면 사람들이 몰려온다고들 말한다. 송도중은 이 자리를 60년 이상 지켰다. 사람이 몰려왔나. 학교가 떠난다고 인구가 줄지는 않는다. 

인천시 인구 1인당 출산율이 0.7명 정도다. 한 명도 안 된다.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데 정치인들은 희망만 얘기한다. 조금만 더 지나면 중구 인구가 마치 20만 명에 다다를 듯이 얘기한다. 아니다. 내항 재개발 문제, 벌써 십수 년 지났다. 내항 재개발만 되면 중구는 어마어마한 도시가 된다고 하는데 여전히 답보 상태다.

학교 이전에 반대하는 정치인들께 묻고 싶다. 진짜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내고 기뻐할 자신이 있는가. 지금껏 송도중을 이 상태로 만들어 놓고 중구가 이 상태에서 발전하지 못하는 상황은 정치인들 책임이 크다고 본다.

정치인들은 학생들이 받는 피해를 하루빨리 줄여 주고 학생들이 정상 교육을 받는 부분만 먼저 생각해 줬으면 한다. 도시 발전, 인구 유출, 원도심 활성보다 우리 학생들이 정상 교육을 받도록, 오로지 학생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벌써 답은 나왔다고 본다.  

정리=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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