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 산곡남중학교 교장
전재학 인천 산곡남중학교 교장

최근 지방 초등학교 교사의 막말이 논란이 됐다. 

 교사가 사용하는 말과 대화 기술의 중요성은 이미 많은 연구자의 저서를 통해 밝혀져 왔다. 

 그중에서 캐롤 드웩(Carol Dweck)의 사고관점(mindset)에 관한 연구는 언어를 바꾸는 것에 관한 가장 유명한 연구로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성장관점(growth mindset)을 가진 사람은 근면과 노력이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오래 일하고, 더욱 도전적인 과제를 떠맡으며, 더 높은 수준으로 성취한다. 

 반면에 고정관점(fixed mindset)을 가진 사람은 타고난 재능이나 능력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기 때문에 도전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며, 성취수준이 낮다. 

 드웩과 동료들의 실험은 "교사의 말이 아주 조금만 바뀌어도 학생들은 성장관점을 갖느냐 고정관점을 갖느냐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어느 IQ테스트를 마친 아이들에게 교사가 "와우~ 8개나 맞췄구나! 잘했어. 정말 열심히 했구나!" 라고 말하거나 "와우~ 8개나 맞췄구나! 잘했어. 역시 똑똑하구나!"라고 각각 말했다고 하자.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전자는 성장관점을 강조한 말이고, 후자는 고정관점을 강조한 말이다. 

 그 결과 노력을 칭찬받은 학생들은 다음 테스트에서 더 어려운 문제를 끈기 있게 다루고 더 즐기는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능력을 칭찬받은 학생들보다 점수가 더 높았다. 

 하지만 각자 점수를 밝히는 시간이 되자 능력을 칭찬받은 아이들의 40퍼센트가 자신의 실제 점수보다 더 부풀려서 말했다. 

 충격적이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교사가 피드백할 때 이렇게 한마디만 살짝 바꿔도 아이들은 배움에 대해 전혀 다른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이는 언어습관의 작은 변화가 어떤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여기서 교사인 우리는 아이들이 독립적이고 스스로 학습의욕을 갖길 원한다면 "선생님은 여러분이 문제를 이렇게 창의적으로 푸는 방식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처럼 교사의 인정을 강조하는 말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처럼 학생의 노력을 강조하는 말로 바꿔 말하면 된다. 

 즉 "역시 똑똑하구나!"에서 "정말 열심히 했구나!"로 바꾸는 정도만으로도 아이들의 학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의 인생에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는 사람은 모두 교사라 하겠다. 

 따라서 아이를 만나고 가르치는 모든 사람은 첫째 ‘우리는 모두 교사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둘째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르며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셋째 ‘무엇만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넷째 ‘우리는 항상 시범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가르치는 일은 단순히 직업을 넘어서 교사의 정체성 그 자체다. 아이들은 항상 우리를 지켜본다. 

 교사는 언어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영혼 탐색이나 심지어 질병 치료처럼 느껴져 두려움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 경험에 따른 좁은 관점만을 고집하는 것도 교사를 어렵고 힘들게 한다. 

 부단한 노력과 개선이 따르지 않으면 이 또한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음에 경계를 늦추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요즘 교사를 둘러싼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즉, 교육에 있어서도 다른 영역처럼 ‘미래의 상수’는 ‘변화’다. 

 그 변화의 중심에 교사의 말과 대화의 기술이 존재한다. 

 요즘 아이들은 체형처럼 지적, 심리적으로 훌쩍 성장해 교사를 능가하는 청출어람(靑出於藍), 후생가외(後生可畏)를 느끼게 한다. 

 만나는 학생들을 존중하고 언어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과거의 지저분한 ‘미투(Me, too)’ 사건의 꼬리표를 뗄 수도 없거니와 막말로 인한 논란의 소지를 멈출 수 없다. 

 이제 교사는 자기의 말로 인해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고 평생 트라우마를 남기며 동료 교사에게도 피해를 주거나 부담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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