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10개 중 9개는 가격이 올랐다고 나타났다. 더욱이 소비자가 체감하는 소비자·생활물가지수 모두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458개 중 가격이 오른 품목은 395개로 86.2%에 달했다.

품목별로 보면 등유가 한 해 동안 56.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등유 대신 항공유 생산이 늘어 공급량이 줄고 난방용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등유는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은 농어촌이나 지방 소도시 노후 주택에서 난방용으로 사용돼 ‘서민 연료’로 꼽힌다.

이어 무(38.6%), 식용유(35.8%), 배추(35.7%), 경유(31.9%)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1% 올라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계의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항목을 중심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6.0% 올랐다.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5.1%)보다 더 높았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외환위기 때인 1998년(11.1%) 이후 24년 만에 최고다. 품목별로 보면 144개 중 86.8%에 달하는 125개가 올랐다. 국수(30.5%), 소금(22.4%), 감자(20.5%), 수입 쇠고기(18.3%)의 오름폭이 컸다.

올해 물가 상승은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정부와 한국전력은 1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이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0.15%p 오르리라 예상했다. 추가 가스요금 인상도 예고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따위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불안과 공급망 차질이 나타나며 전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세가 크게 확대했고, 국내도 유례없는 고물가 상황 아래에 있었다"고 설명하며 "새해 물가 상승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리라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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