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새해 첫날, 전국에서 이어진 소식 중 하나는 바로 ‘고향사랑기부제 시행’과 유명인들의 기부 행렬이었다.

 그동안 지역경제 활기를 유도하고 건강한 기부문화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전국 지자체가 지난해 다양한 답례품 선정이나 홍보 전략 수립과 같은 기반을 다져 왔는데, 관련법에 따라 이 제도가 마침내 1월 1일 전국에서 동시 시작됐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다른 지역에 사는 고향 사람들의 건전한 기부로 지역경제가 활기를 찾고, 지역 균형발전에도 보탬이 되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둔다. 다른 지역에 사는 주민이 고향에 스스로 기부하거나 모금을 하면 해당 지자체는 기부금 세액공제와 답례품과 같은 혜택을 준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주민 복리 증진을 비롯한 다양한 용도의 재원으로 쓰인다.

 이처럼 특정 지역 출신 인사들의 애향심에 기대는 성향이 유독 큰 기부 제도인 만큼 새해부터 고향사랑을 과시하는 연예인이나 기업인, 유명인들이 많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일이 되자마자 충북 음성군 1호 기부자가 됐고, 최근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방송인 이미주는 충북 옥천군에 가장 먼저 500만 원을 기부했다.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은 고향인 광주 북구에 기부 동참 의사를 전했고, 연기자 이정길 씨도 경북도에 500만 원을 선뜻 기부하며 1호 기부자로 등록됐다.

 유명인들을 ‘1호 기부자’로 내세워 분위기 조성에 나선 다른 지자체와 달리 2일까지 인천은 꽤나 잠잠했다. 물론 인천은 일부 지자체들과 마찬가지로 기부가 지나치게 강요되거나 과열되는 분위기를 우려해 기부금 모금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 언론에 크게 노출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분명 기부에는 ‘선한 영향력’이 허용되고, 지역 출신 유명인들의 솔선수범은 기부 방법을 모르거나 망설이던 이들에게 분명 긍정 영향을 주리라 본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지역에서는 "활발한 제도 정착이 전적으로 지자체 몫인 상황에서 고향을 떠난 ‘인천’ 출신의 애향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계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해 9월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강원도나 전라도, 경상도를 비롯한 지방에 견줘 인천은 외지에서 온 시민 비율이 높고 토박이가 적은 만큼 경쟁력 높은 답례품을 마련하는 노력은 물론 이들이 스스로 인천에 기부하고픈 마음이 들도록 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 강요와 같은 부작용을 막고자 과다한 홍보가 금지됐다고 안다. 벌써부터 일부 지자체가 경쟁하며 1호 기부자를 보도해 세부 내역 공개 시점에 혼선이 생긴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지역 유명인들의 자발 기부 소식을 알리는 정도도 진행되지 않은 점은 분명 아쉽다.

 지역 내 건강한 기부 분위기 조성으로 인천에도 고향사랑기부제가 무사히 정착하고, 나아가 "토박이가 적은 인천에 다소 불리한 제도가 아니냐"던 시각을 머쓱하게 만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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