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과 고금리 여파에 새해부터 경기도내 청약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더욱이 지난 3일 정부의 전방위 규제 완화에도 분양 단지들이 저조한 성적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특별공급 신청을 받은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 센텀퍼스트’는 전체 물량 627가구 중 83명만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0.13대 1이다.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전용면적 59㎡A는 275가구 모집에 31명만 신청했다. 59㎡B도 163가구 모집에 11명 신청에 그쳤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이른바 ‘국민 면적’마저도 저조했다. 19가구를 공급하는 전용면적 84㎡A는 19가구 모집에 16명이 지원해 미달됐다. 더구나 84㎡B의 경우 8가구 모집에 단 한 건의 신청자도 나오지 않았다.

1순위 일반분양도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선 분양가가 다소 높다는 인식이 확산한 게 저조한 경쟁률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10억1천300만∼10억7천200만 원이다.

반면 인근 새 아파트인 ‘평촌더샵아이파크’ 84㎡는 지난해 11월 9억500만 원(16층)에 거래됐고, 호가도 9억 원 초·중반 수준이다. 평촌 센텀퍼스트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싼 셈이다.

도내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인근 시세에 견줘 비싼데다 집값 하락 추세가 이어지자 수요자들의 외면이 이어진다"며 "남은 청약 순위에서도 경쟁률도 그리 높지 않으리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3일 최장 10년이던 수도권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을 최장 3년으로 줄이고, 현행 12억 원인 중도금 대출 기준도 폐지하기로 하면서 청약시장에 온기가 돌겠다고 예상했지만 분양시장에서는 큰 영향을 못 주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며 "평촌센텀퍼스트 청약 접수가 마무리되는 11일 최종 결과를 통해 평촌 분양시장과 앞으로 매매 분위기를 가늠하게 된다"고 설명하며 "규제 완화에 따른 내 집 마련 수요가 얼마나 살아날지를 알기 때문으로, 후분양 단지인 만큼 내년 1분기 출시하는 연 4%대 특례보금자리론 혜택에 대한 반응 역시 파악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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