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실 (전) 인천광역시 교육위원장
김실 (전) 인천광역시 교육위원장

교육계에선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맞춰 학교 이전 등에 유연한 대응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모든 법정동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하나씩 있으면 지역민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하지만, 신도시 개발로 인구 유입과 원도심 공동화로 지역별 학령인구에 차이가 많아 결과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 차이와 중·고등학교의 경우 교과별 자격증을 소지한 선생님이 있어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일부 교과는 순회교사제를 운영해 상치 교사 배정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학급당 학생 수가 지역에 따라 다를 때 조정하는 기능이 학교 이전 재배치다. 도심 공동화, 교육 불평등, 교육 형평성 문제 그리고 학생 진학 희망 학교, 통학 문제 등 많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 

 인천에도 1952년 개교한 인천의 자존심인 명문 제물포고등학교가 오래 머물렀던 중구 전동 웃터골을 뒤로하고 이전 재배치할 수 있도록 제물포고 동창회가 수차례 이전을 건의했으나, 이런저런 사유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 2021년 3월 당시 교육감이 교육적 차원에서 무모하지만 2022년 교육감선거를 목전에 두고 선거 표에 개의치 않고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제물포고를 옮기는 자리에 인천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일부 주민과 당시 지역 시·구의원, 야당 정치인이 학교 이전이 낙후된 원도심의 공동화를 부른다고 반대해 결국 없던 것으로 정리됐다.

 제물포고등학교 이전이 원도심 교육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와는 다르다. 학생 수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재학생이 수시입학할 수 있는 1등급이 상대적으로 적어져 소위 SKY 등 명문 대학 입학생이 요즈음 1명도 없고, 더욱이 교과별 교사 자격증 선생님을 고루 발령해 근무할 수도, 교과 선생님별 수업 시수 차도 심화된다. 선생님별 수업 시간 수 차이를 적게 하려면 일부 저학년 반에는 상치 교과 선생님이 수업시간을 맡아야 해 불평등과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교사 전보 시 가려고 하는 학교가 아닌 꺼리는 학교로 전락해 학교교육에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신설 학교에 비해 낡은 교육시설로 원도심 학교 학생은 상대적 박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신설되는 신도시 학교와 비교해 약 4~5배 이상의 많은 학교 부지를 소유한 탓에 적은 학생들과 함께 학교 관리에 어려움이 많으며, 쓰지 않는 교실과 빈 공간은 또 다른 관리 부담이 된다.

 또한 출산율 저하 영향으로 전반적인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도시의 학교 신설 수요는 지속 발생하는 반면 원도심 지역은 공동화 현상을 겪으며 지역 간·학교 간 교육 격차가 점차 커지기에 교육부가 지역별 학교 총량제에 따라 원도심 기존 학교를 이전, 재배치하는 경우에 한해 학교 신설비를 시도교육청에 교부, 많은 지역에서 학교 이전 재배치가 늘어난다. 학령인구에 맞춰 인천에서도 원도심 학교 이전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일부 뜻 있는 인사들이 말하지만, 4년 선거를 의식한 지역 정치인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폐교 위기에서도 학교 이전에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좀 더 거시적으로 지역 인재를 키우려면 학급당 인원을 고려해 교육 형평성을 살펴보고, 학교 이전으로 생기는 학생들의 통학 문제도 지원해 이전 학교에 더욱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데 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과거의 교육특구 지역으로 전문대학 수준의 넓은 교지와 교통 인프라로 인천 발전을 위한 산업 원동력인 반도체, IT, 바이오 계통과 연계한 SKY대학 첨단학과의 단과 대학을 분교로 유치해 학생들이 동인천역 일대에 모여들고 지역상권도 다시 살아나 다시 한번 제물포 르네상스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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