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홍 인천시 시정혁신관이 임명된 지 5개월여 만에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민선8기 시정 혁신을 담당하는 핵심 보직이었던 만큼 시 내부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15일 시에 따르면 유 혁신관은 지난 13일 ‘일신상의 이유’라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시정혁신관은 인사·재정을 비롯한 정무기능을 맡아 인천시장을 보좌하도록 민선8기에 신설한 2급 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유 혁신관은 지난 8월 공식 임명돼 활동했다.

유 혁신관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유 시장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당선 뒤에는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합류해 유 시장을 도왔다. 유 시장이 취임하고 나서는 민선8기 핵심 과제인 ‘시정 혁신’을 이끄는 시정혁신준비단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시점에 대한 발언으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유 혁신관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유 시장 임기 안에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결정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완전히 사용을 종료해 문을 닫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이를 두고 지적이 이어지자 시는 "공식 견해가 아니다"며 불끄기에 나서기도 했다.

유 혁신관의 사의 표명을 두고 지역에서는 해당 논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봤다. 지방선거 기간에 이어 최근 시정 혁신까지 핵심 업무를 수행해 쉴 틈이 없었던 상황에서 이번 논란으로 이러한 임무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나온다. 유 혁신관은 사직서를 내기 전 유 시장과도 미리 대화를 나눴다고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근 유 혁신관이 "앞으로 지켜봐 달라"고 언급했다고 알려지며 이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 안팎에서는 유 혁신관이 정무 노릇을 벗어 던지고 연구직으로 돌아가 자문을 하며 시정을 뒷받침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유 혁신관이 인천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개인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고, 특별한 문제나 갈등으로 물러난 상황이 아니다"며 "유 혁신관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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