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은 ‘깡통전세’ 위험이 빌라를 넘어 경인지역 아파트까지 확산한다.

더욱이 지난해 경기·인천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30% 이상이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높다고 조사됐다.

17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개 매매가 이뤄진 수도권 아파트 단지 1만610곳 중 25.4%(2천698곳)가 기존 전세 최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해 4분기는 이런 깡통전세 단지 비율이 40.1%를 기록하며 1분기(12.4%)나 2분기(11.5%)의 4배에 육박했다. 3분기(20.0%) 들어 배로 뛴 데 이어 다시 3개월 만에 배로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집값 하락세가 그만큼 가팔랐다는 얘기다. 집값 급락으로 빌라뿐 아니라 아파트 전세 세입자들의 보증금도 불안해지는 형국이다.

인천은 지난해 깡통전세 단지 비율이 37.4%(1천623곳 중 607곳)로 수도권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분기 13.4%, 2분기 15.4%, 3분기 28.3%에 이어 4분기에는 48.2%까지 늘며 절반에 육박했다.

2021년 12월 전세 4억5천만 원에 거래됐던 미추홀구 주안더월드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3억5천만 원에 매매되며 1년 전 전세가보다 1억 원이나 싸게 팔렸다.

경기도 역시 지난해 매매 단지 3곳 중 1곳 수준인 32.0%(5천584곳 중 1천785곳)가 깡통전세 상황이다. 2분기 12.2%에서 3분기 21.0%로 급등한 뒤 4분기 45.6%로 배 이상 늘었다.

용인시 기흥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5억500만 원에 팔렸는데, 7개월 전인 5월 전셋값이 5억4천500만 원으로 4천만 원이나 더 비쌌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최근 6개월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매매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기존 전세가보다 낮게 거래된 단지도 등장했다"며 "아직 신고되지 않은 12월분 거래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증가하리라 본다"고 분석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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