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6박 8일간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설 연휴 첫날인 지난 21일 오전 전용기인 공군1호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세 차례 해외방문 일정에서 한반도 외교·안보 이슈에 치중한데 반해 이번 순방은 철저하게 ‘경제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계기로 300억 달러(약 37조2천600억 원)의 투자 약속을 받아낸 게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 대통령은 새해 첫 방문국으로 UAE를 선택했고, 현지 일정은 대부분 경제 이슈로 채워졌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재계 서열 6위권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뿐 아니라 중소·중견 기업 관계자들까지 100여 개 업체 대표로 경제사절단을 꾸렸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

UAE 국빈 방문을 통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UAE와 전방위적으로 경제 협력을 강화했다.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13건의 MOU가 체결된 것을 비롯해 총 48건의 크고 작은 MOU와 계약이 이뤄졌다.

특히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와 달리 UAE 대통령의 ‘300억 달러 투자약속’이 정상 간 공동성명에 명시됐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에너지·방산 등 전통 협력 분야를 넘어 수소·바이오·스마트팜·디지털 전환·메타버스 등 신산업까지 협력을 다변화한 것도 주된 성과다.

우리나라 ‘원전 수출 1호’인 UAE 바라카 원전의 추가 수주 기대감까지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두 번째 방문지인 스위스 일정도 경제 중심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취리히에서 동포간담회를 마친 뒤 18~19일 이틀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글로벌 기업 CEO 오찬에는 우리 측 6개 그룹 총수뿐 아니라 15개 외국 기업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해외 기업인들을 향해 "제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업이다. 제 사무실은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달라"며 적극적인 세일즈에 나섰다.

이어 ‘한국의 밤’ 행사에서도 클라우드 슈밥 WEF 회장을 비롯해 해외 유력 인사들과 접촉하며 세일즈에 공을 들였다.

다보스포럼 특별연설 역시 경제 이슈에 비중을 두며 국제사회 협력과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호혜적 연대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 복원력 강화"라며 "자유와 연대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풀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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