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의 기술산업이 확대하면서 데이터센터 중요성이 급부상한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2000년 전국에 설치한 데이터센터는 53개에서 2021년 177개까지 증가했다. 2025년에는 188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가 대한민국 산업에서 가진 위상과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진다. 지난해 10월 15일 성남시 삼평동에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 서비스를 비롯한 입주 서비스가 다운돼 큰 혼란을 빚었다.

데이터센터의 구실과 중요성은 높아지지만 시설에 대한 부정 여론과 행정절차, 법률 근거 마련을 비롯해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데이터센터 현주소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톺아본다. <편집자 주>

용인 죽전 데이터센터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용인 죽전 데이터센터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이는 자체 서버 구축이 필요없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맞물린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발간한 ‘코리아 데이터센터 마켓 2021-2024’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매출 규모는 2018년 2조4천240억 원, 2019년에는 2조7천66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이 중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2025년 1조4천730억 원 규모로 연평균 15%의 높은 성장률을 전망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대한민국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 성장 가능성은 더 높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리즈톤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연평균 6.7%의 성장을 기록해 2027년에는 약 8조 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데이터센터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불안요소가 낮고 네트워크 서비스의 원활한 환경이 장점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과거 동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는 오랜 시간 데이터센터 산업 유치활동을 벌였고 국가 주요 산업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최근 땅 부족과 전력 공급의 불안정성 문제가 불거지며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또 홍콩과 일본이 떠올랐지만 각각 정치 불안정성과 지진·해일 같은 재난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나왔다.

이에 네트워크 환경의 우수성과 전력 수급이 원활한 대한민국이 데이터센터 입주에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산업 중요성이 높아지자 투자운용사를 비롯한 자본시장도 빠르게 움직였다. 당초 국내 데이터센터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펀드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설계와 구축, 운영을 꾀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하남시 풍산동에 지상 10층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를 리츠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코람코 자산운용도 2025년 상반기 서울시 가산디지털단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고, 퍼시픽자산운용도 용인시 죽전데이터센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에서 나아가 데이터센터 지분 투자와 자회사를 활용한 운영을 모색한다.

해외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투자운용사의 시선도 대한민국을 향한다. 이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사업자가 국내 진출을 모색 중이고 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 같은 세계 데이터센터 임대기업이 국내 수도권 일대 데이터센터 신축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해외 연기금과 사모펀드의 시장 진출이 확대돼 사모펀드는 데이터센터 지분 인수나 신축 부지를 직접 인수하는 투자 방식을 채택한다. 현재 알려진 해외 연기금과 펀드는 싱가포르 투자청과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 액티스가 거론된다.

나연묵 단국대 교수는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고객사와 소통 접근성과 전력 수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도권에 집중된다"며 "다만, 검증되지 않은 전자파 노출 위험 민원과 전력 수급에 차질을 빚으리라는 걱정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센터가 국내에서 주목받은 시기는 짧지만 국내외 대기업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져 시장 규모는 앞으로 5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비수도권 지자체에서 데이터산업단지를 조성해 기업을 유치한다면 민원 해결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경철 기자 shinpd4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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