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바우나 의장이 지난해 8월 31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교육지원청 관계자들과 지역 교육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송바우나 의장이 지난해 8월 31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교육지원청 관계자들과 지역 교육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안산시의회가 계묘년을 맞아 제9대 의회 운영 비전을 제시했다.

시의회는 최근 신년사와 업무보고에서 올해 의정활동의 초점을 연대와 협업으로 공동체를 복원하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올 한 해 민생경제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지역 각계와 적극 소통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짜임새 있는 의정활동을 펼쳐 그 파고를 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뒤 의회 운영 방향의 밑그림을 그린 송바우나 의장은 "출범 2년 차인 올해를 9대 의회 의정철학을 뚜렷하게 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의회가 민의의 바다에서 열린 의정 구현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항해하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산시의회 청사.
안산시의회 청사.

# 기능·효율 중심 조직 개편

시의회는 올해 1월 1일자로 대규모 의회사무국 인사를 단행했다. 사무국 직원 44명 중 의회사무국장 승진 인사와 새로 구성하는 입법지원팀 전보 인사를 포함해 모두 15명이 자리를 옮겼다.

이로써 의회사무국은 의회사무국장 이하 의정·의사·홍보·입법지원 4개 팀과 의회운영위·기획행정위·문화복지위·도시환경위 4개 상임위원회를 지원하는 전문위원실 체제로 전환했다.

새롭게 설치한 입법지원팀은 입법·법률 고문과 의원 공약사항 관리, 주민발안 조례 접수·처리, 의원연구단체 활동 지원 같은 업무를 맡는다.

시의회는 2020년 말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 인사권이 지방자치단체에서 독립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정책 지원 인력을 선발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선 지방자치 활성이라는 법 취지와 기능, 효율 중심의 운영 가치를 반영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의회는 이번 개편으로 이전보다 전문성을 담보한 의정활동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의원들이 더욱 높은 수준의 정책 역량을 발휘할 만한 여건을 조성했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12월 15일에 열린 제279회 안산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에 나선 의원들.
지난해 12월 15일에 열린 제279회 안산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에 나선 의원들.

# 의원 역량이 곧 의회 역량

시의회는 새해에도 ‘공부하는 의회, 실력으로 인정받는 의원’을 기치로 삼고 의원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 한편, 의원연구단체 활동 또한 더욱 두텁게 지원한다.

시의회는 이미 지난해 9대 의회를 개원한 뒤 두 차례 의원 역량 강화 교육을 했다. 올해도 의원들을 대상으로 공공·민간위탁 교육, 자체 교육을 비롯해 전문성 함양을 위한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일회성 교육보다는 실력 있는 교육기관에 의뢰해 연계 교육을 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배가시키는 방안을 염두에 뒀다. 자체 교육은 횟수와 교육시간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의원연구단체 지원과 관련해서는 의원마다 하나의 연구단체 참여를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발굴할 만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

시의회는 앞서 2019년과 2020년 두 해에 걸쳐 역대 가장 많은 5개 의원연구단체를 구성해 활동하면서 장애인 복지와 아동, 환경 같은 여러 가지 방향에서 정책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올해는 의원연구단체별 연구용역비 8천800만 원을 포함해 1억400만 원의 활동 예산을 반영했는가 하면 의회사무국 입법지원팀의 전문성 있는 보좌가 가능해져 더욱 실효성 있는 연구활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시의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감염병을 막으려고 일부 축소했던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복원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의회 차원에서 지역 각계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기회를 상시 마련해 민의를 왜곡 없이 받아들이고 이를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시민의 ‘정치 효능감’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의회는 과거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비대면 의정활동 지원책을 발 빠르게 수립해 대면 활동의 제약을 보완했다. 당시 웹카메라와 헤드셋 같은 장비를 갖추면서 의원들의 개별 영상회의 활동을 가능케 했고, 이른 시기에 본회의장과 상임위원실에 가림막을 설치해 전염병 확산 방지에도 빈틈이 없도록 했다.

올해는 기관 방문과 정책 간담회, 상임·특별위원회 현장활동, 정책아이디어 공모를 비롯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자료 수집 작업을 전개해 의회가 지역에서 ‘정보 저류지’ 구실을 맡는다는 복안이다. 다양한 정보를 확보해 모은다면 요구와 필요가 있는 곳에 정책의 온기를 제때 전하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회는 반월국가산업단지 배후도시인 안산의 특성을 감안해 산단 기업의 민원을 청취하고 해소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도록 관련 정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더구나 산단에 중소기업이 다수 입주한 만큼 강소기업 육성 관련 정책 예산을 꼼꼼히 챙길 예정이다.

지난해 9월 19일 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정례회 대비 의정 역량강화 교육’
지난해 9월 19일 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정례회 대비 의정 역량강화 교육’

# 국제도시 안산

시의회는 국제도시로서 안산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 한 가지로 1991년 개원 이후 32년간 쌓아 온 지방자치의 경험을 세계와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타이완의 지방의회와 교류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안산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배울 점은 배우고 전수할 부분은 전수하면서 상생의 시너지를 만드는 작업이 시의회의 목표다. 이는 한국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공 자산 중 한 곳인 안산시의회 교류사의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시의회는 또 안산에 국제학교를 유치하는 일도 교육청, 시, 그 밖에 관계 기관과 협의를 전제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을 계획이다. 지난해 시흥에 개교한 군서미래국제학교 사례가 모델이다.

송바우나 의장 역시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안산지역 특성을 반영하고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려면 국제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전국 대표 다문화도시인 안산에 국제학교를 유치할 경우 이중언어 교육 같은 효과는 물론 국제도시로 이미지를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반기 의장단이 안산문화원을 방문한 모습.
지난해 전반기 의장단이 안산문화원을 방문한 모습.

# 생산성 중심 협업

시의회는 올해 시 집행부와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생산성 있는 협력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시장이 속한 정당(국민의힘)이 의회에서 소수당인 ‘여소야대’ 정국이지만 지역 발전과 시민 복리 증진을 위한 정책 파트너로서 그 책임을 다하고, 불필요한 대립을 지양하고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는 적극 힘을 보탤 방침이다. 의회는 이러한 관계 설정이 안산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도시 발전을 추동하는 동력이 되리라 판단한다.

아울러 최근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지역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현실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이끌어 내고 도시 미래를 좌우할 ‘신수종(新樹種)’ 사업을 발굴하는 데 시의 정책자원을 투입하도록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수종 사업은 새로 수익을 올리려고 개발해 육성하는 업종을 말한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의 보상체계를 공동체 가치 증진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짜도록 집행부와 더욱 짜임새 있게 협업하겠다는 자세다.

안산교육지원청을 찾은 시의원들이 현장 일정을 마치고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안산교육지원청을 찾은 시의원들이 현장 일정을 마치고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 열린 의회

시의회는 상임위원회 생중계 시스템을 안정감 있게 운영하고, 2010년 도입한 전자회의 시스템의 보안성을 강화하는 사업을 전개하면서 시민 눈높이에 맞는 열린 의회상을 구현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계획이다.

송바우나 의장은 "새해 전망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지만 서로 힘을 합하고 보듬는 ‘연대’의 가치를 추구한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며 "안산시의회는 올 한 해 ‘민의 수용성’을 높여 ‘정치 효능감’을 제고하는 일에 매진해 시민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안산=박성철 기자 psc@kihoilbo.co.kr

사진=<안산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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