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9시께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골목길에 놓인 제설함이 텅 비었다.
26일 오전 9시께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골목길에 놓인 제설함이 텅 비었다.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자락 비탈진 골목길에 설치한 제설함이 텅 비어 동네 주민들이 밤새 쌓인 눈을 치우지 못해 애를 먹었다.

지난 25일 오후께 인천시는 대설예비특보가 발효돼 10㎝ 안팎으로 많은 눈이 예상된다며 안전에 주의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각 지자체도 밤새 제설 작업에 나서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조치했다. 차가 많이 다니는 대로와 이면도로까지는 제설이 잘 됐지만 주택가 골목은 제설차 진입이 힘들어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각 지자체는 주민 누구나 제설 작업이 가능하도록 제설함을 설치하고 관리한다. 제설함은 관련 규정은 없지만 많은 눈이 올 때 누구나 제설장비(염화칼슘·모래·삽 따위)를 자유롭게 꺼내 쓰도록 지자체에서 제설장비를 채워 넣어 관리한다.

그러나 계양구 일부 지역은 제설함이 관리되지 않은 채 텅 비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26일 오전 9시께 병방동 골목길에도 많은 눈이 쌓였다. 이곳은 계양산 자락에 있어 비탈진 곳이 많다.

출근길에 나선 차는 쌓인 눈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서행했고, 시민들도 주춤거리며 겨우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골목 여기저기서 눈을 치우려는 시민들이 연신 빗자루질을 해 보지만 염화칼슘 없이 치우려니 힘든 상황이다.

주민 심모(70)씨는 "골목에 쌓인 눈을 치우려고 주변 제설함을 모두 열어 염화칼슘과 같은 제설장비를 찾았지만 없었다"며 "이렇게 눈이 많이 온 날 이곳처럼 비탈진 골목길은 제설제가 꼭 필요한데 없으면 어쩌라는 말인가. 차나 사람이 미끄러져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구 관계자는 "한정된 인력으로 관내 200여 개가 넘는 제설함을 관리하다 보니 빈 곳은 민원이 들어오는 위주로 채우고, 다른 곳도 수시로 돌며 채워 넣는다"며 "제설함에 관리번호와 연락처를 적었으니 필요할 때 알려 주시면 바로 채워 넣겠다"고 했다.

김동현 인턴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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