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겨울 명소 10곳을 선정했다. 절정의 추위를 지나 적당한 추위에 풍광을 즐김 직한 시기다. 막바지 추위가 끝나기만 기다리면서 겨울을 이대로 보내기 못내 아쉽다면 밖으로 나가 겨울의 풍광을 느끼고 돌아오면 어떨까. 멋진 설경을 만끽할 명소를 기억해 겨울 마지막을 즐겨 보길 권한다.

눈이 쌓인 서장대와 서장대에서 볼 수 있는 수원 원도심 설경.
눈이 쌓인 서장대와 서장대에서 볼 수 있는 수원 원도심 설경.

# 제 모습 드러낸 저수지 만석공원

사계절 내내 수원의 명소에 이름을 올리는 만석공원(장안구 송죽동 248). 사계절 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지만 겨울철은 만석거(저수지)를 한층 더 가까이 느끼게 된다.

저수지를 둘러싼 공원의 봄은 분홍빛, 여름은 초록색, 가을은 황금빛을 자랑한다. 그리고 겨울에는 저수지 본래 모습이 드러난다. 물위를 가득 덮었던 연잎들이 사라진 데크길을 걸으면 물 위를 걷는 기분이다. 

수변을 장식하던 갈대도 추위에 쓰러져 저수지 경계가 확연하게 눈에 띈다. 더구나 눈이 오는 날에는 무채색으로 하얀 도화지 같은 설경은 일품으로 꼽힌다.

# 수원팔경 중 제1경…광교적설 광교산

광교산(장안구 하광교동 400의 10 일원)의 겨울은 특별하다. 수원팔경 중 첫 번째인 흰 눈이 덮인 광교산, 즉 광교적설(光敎積雪)을 직접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수원팔경 대부분은 도시 발달과 변화로 그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눈 덮인 광교산은 수백 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 준다.

새봄 시루봉에 내린 춘설과 겨울 동안 녹지 않은 적설이 비경이라고 전해진다. 한겨울 쌓인 눈은 녹았지만 봄을 시샘하는 마지막 눈을 기다려 춘설이 덮인 광교산을 감상하면 어떤가.

겨울에도 녹음을 뽐내는 소나무가 계절을 잊게 하는 노송공원.
겨울에도 녹음을 뽐내는 소나무가 계절을 잊게 하는 노송공원.

# 한겨울에 더 빛나는 푸르름 노송공원

노송공원(장안구 이목동 794)은 자연이 색을 잃은 겨울에도 홀로 푸르른 소나무들을 감상할 만한 ‘독야청청(獨也靑靑)’ 실사판이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깃든 소나무를 따라 조성한 산책로 사이로 맑고 푸른 겨울 하늘이 보이면 계절감을 잊을 만큼 다채로운 색감이 펼쳐진다.

직선으로 400m가 넘는 산책로를 걷다가 드문드문 놓인 벤치에 앉아 독특한 수형을 자랑하는 노송을 자세히 감상하면 호젓한 겨울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미세먼지가 많아지는 봄이 오기 전에 맘껏 푸르름을 감상해 보길 추천한다.

# ‘얼음거울’에 비친 도시 일월공원

북수원 권역 주민들이 많이 애용하는 일월공원(장안구 일원천로 77)도 겨울에 진가를 발휘한다.

저수지를 둘러싼 산책로는 포장하지 않은 흙길이라 추울 때는 얼고 날이 풀리면 녹아 자연을 느끼는 신비를 경험한다. 최근에는 일월공원 옆으로 조성 중인 수목원의 가림막이 걷혀 더 탁 트인 개방감을 느끼며 각종 물새와 함께 겨울 추위를 만끽할 만하다.

게다가 영하의 온도가 계속되는 추운 날이 이어지면 얼어붙은 저수지 수면이 마치 거울처럼 주변 아파트 건물을 비롯해 도시를 반사해 겨울만의 풍광을 눈에 담기에 제격이다.

# 추위 잊는 가벼운 산행 칠보산

정상이 238m로 대체로 낮고 산세가 험하지 않아 평소에도 가족단위 등산객에게 인기가 좋은 칠보산(권선구 칠보로88번길 260 일원)은 겨울 산행도 부담스럽지 않은 산이다. 편도 1㎞ 안팎의 등산 코스가 다양한 편이어서 눈이 와도 가볍고 안전하게 산행을 하기에 그만이다.

용화사 입구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칠보치마 서식지를 지나 생태와 자연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도 가질 만하다.  짧지만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정상에 오르면 넓게 펼쳐지는 서수원 권역의 도시 경관이 시야와 가슴속을 시원하게 정화한다.

# 눈 덮인 성곽 정취…수원화성 서장대

수원화성 서장대는 설경 맛집이다. 수원화성 성곽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아 과거에는 군사훈련 지휘본부 구실을 했고, 요즘도 수원시가 해마다 해맞이 행사를 하며 시내의 가장 높은 곳의 의미를 이어가는 장소다.

하얀 눈이 소복이 덮인 서장대와 성곽은 아름답기로 이미 정평이 나 있고, 내려다보는 수원시내 설경 역시 겨울에만 만난다. 단, 서장대가 있는 팔달산은 야트막하지만 경사가 있어 눈이 온 날은 조심스럽게 천천히 올라야 한다.

수원화성 방화수류정과 용연 겨울 전경.
수원화성 방화수류정과 용연 겨울 전경.

# 수원화성 절경 방화수류정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명소 중 백미로 꼽히는 방화수류정과 용연은 겨울에도 운치가 넘친다.

젊은이들의 소풍 장소로 각광받으면서 용연 주변에 가득했던 소풍 탁자와 매트 대신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확인하고 느낄 만한  시기다.

겨울에 방화수류정에서 내려다보는 용연이나 용연에서 방화수류정을 올려다보는 풍경 모두 빼어나게 아름답다. 여기에 눈이 내리면 풍광의 고즈넉함은 배가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주변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벽화거리는 물론 다양한 카페와 맛집이 들어서 먹는 즐거움과 함께 하루 나들이 코스로 즐기기에 제격이다.

# 철새와 함께 즐기는 낙조 서호공원 제방

서호공원도 겨울철만의 정취가 있다. ‘천년만년 만석 생산을 축원한다’는 뜻을 가진 대규모 저수지 축만제는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이 녹은 공간으로, 수원팔경 중 제7경인 서호낙조(西湖落照)가 기다린다.

더구나 저수지 중심부에 조성한 인공섬에 겨울을 지내러 온 철새들이 많아져 겨울이면 노을과 철새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 멋진 풍광을 만들어 낸다.

또한 제방을 따라 팽나무·소나무·물오리나무를 비롯해 100년 이상의 수령으로 추정하는 노거수(老巨樹·수령이 오래된 거목)들이 줄지어 서 있어 쓸쓸한 감성을 돋운다.

눈이 내리고 있는 광교호수공원 프라이부르크 전망대.
눈이 내리고 있는 광교호수공원 프라이부르크 전망대.

# 독일풍 겨울 광교호수공원 프라이부르크 전망대

광교호수공원에 있는 프라이부르크 전망대(영통구 광교호수로 75)는 수원에서 독일의 분위기를 느낄 만한 명소다. 2015년 자매결연을 맺은 독일 프라이부르크 제파크 공원에 있는 전망대와 똑같은 모양으로 2019년 만들었다.

전체가 붉은 색을 띄는 전망대 건물은 눈이 오면 더욱 도드라지고, 카페에 자리잡고 유리창으로 눈이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일품이다.

꼭대기층에 있는 전망대는 높지는 않지만 막힘 없이 트인 광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원천호수와 신대호수 모두를 조망하는 명소다.

# 가로수도 따뜻하게 망포역 음식특화거리

망포역 인근에는 특별한 볼거리가 있다. 음식특화거리 가로수들이 한겨울에도 화려한 꽃을 피우고 시선을 사로잡는다.

망포역 7번출구를 나오면서 8번출구를 지나 큰 길에 이르기까지 300m가량 구간에 60여 그루의 가로수가 꽃무늬 옷을 입고 겨울을 난다.

화려하게 장식한 뜨개옷은 영통2동 마을공동체인 벽적골자봉이 회원들이 상권 활성을 염원하며 만들었다. 덕분에 거리를 오가며 모양도 크기도 색깔도 다양한 뜨개옷을 입은 가로수를 보는 재미가 기다린다.

  신경철 기자 shinpd44@kihoilbo.co.kr

사진= <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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