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은 특산식물 설앵초를 모델로 연구 수행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자생지 내 개체군 변화 모니터링(2016~2022년)과 실험실에서의 온난화 조건에 대한 반응 실험(2016~2017년)을 병행했다.

자생지 내 개체군 변화 모니터링은 설앵초가 생육하는 대표적인 4개 산지(가야산, 지리산, 천황산, 한라산)의 야외자생지(연평균 약 17℃)에서 시행됐으며 지리산을 제외한 나머지 산지의 설앵초들은 기후변화와 무관하게 개체군 성장률이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높은 지속 가능성을 보였다. 실내 온난화 조건 실험은 대표적인 4개 산지에서 채집한 종자를 대형 생장상에서 관찰했다.

21세기 말까지의 기온상승 추세 (2.9~4.7℃)를 반영한 자생지보다 높은 온난화 조건(22℃)을 적용했다. 실험 결과 어린 개체의 생존율은 감소하지만, 잎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는 상보적 변화가 관찰됐다.

두 실험에서 공통으로 설앵초는 기후변화와 무관하게 높은 개체군 생존력과 유연한 환경 적응성, 산지 별 변화 양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오랜 기간 격리돼 살아온 고산식물의 경우 서식 환경에 따라 분화와 적응 과정이 진행돼 환경 변화에 대한 반응은 산지별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 종의 분포 변화와 절멸을 예측하는 연구에서 생물 종이 기후변화에 대한 동일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실험 성과는 기존 일괄적 보전 관점을 개선해 지역별 생물 종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맞춤형 보전 활동 필요성을 시사했다.

조용찬 국립수목원 임업연구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생태계 효과적인 보전을 위해서는 현재 수행 중인 일괄적 변화 예측보다는 지역 단위의 생물 종 특성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국가 생물다양성 보전 역량 증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포천=박덕준 기자 pdj3015@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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