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중심부를 차지하는 팔달구는 1993년 2월 1일 문을 열었다. 해방 뒤인 1949년 시로 승격한 수원시에서 1988년 장안구와 권선구로 처음 분구가 이뤄진 뒤 5년 만에 팔달구를 신설했다. 그만큼 도시 발전이 급격하게 이뤄졌다는 뜻이다. 이후 2003년 영통구를 신설하면서 수원시는 현재 4개 구 체계를 갖췄다. 

팔달구는 수원의 역사와 문화 중심이다. 사통팔달의 지리상 이점으로 상권이 발달하고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활력의 중심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또 다양한 발전 동력이 남아 미래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팔달구청 개청 30주년을 맞아 변화하는 팔달구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짚어 본다.

제25회 수원남문거리축제가 열린 팔달구 남문시장 일대.
제25회 수원남문거리축제가 열린 팔달구 남문시장 일대.

# 개청 이후 30년 변화상

개청 이후 30년 동안 팔달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인구 같은 기본 현황부터 지역 인프라와 삶의 형태 따위가 모두 달라졌다. 

팔달구는 면적 26.94㎢에 7만2천여 가구 22만3천여 명으로 출발했다. 지금은 면적 12.86㎢에 9만5천여 가구 20만3천여 명이 산다.

1인 가구의 증가로 가구 수는 늘었으나 가구마다 인구는 3.1명에서 2.0명으로 줄었고, 인구가 줄었지만 면적도 줄어들면서 1㎢마다 8천302명이던 인구밀도는 1만4천977명으로 높아졌다.

주민을 위한 인프라는 눈에 띄게 확충했다. 28개였던 학교는 38개로, 단 한 곳뿐이던 공공도서관은 4개로 늘어 주민 삶이 더욱 편리해졌다. 노인과 외국인을 위한 시설 들을 신설해 경로당을 포함한 복지시설 역시 46곳에서 94곳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팔달구민들을 위한 구정을 담당하는 팔달구 청사는 두 차례 이전을 거쳐 지금의 매향동에 자리를 잡았다. 우연찮게 10년마다 청사를 이전했는데, 그때마다 팔달구정의 변곡점을 만들었다. 

처음 분구한 팔달구는 인계동에 있는 빌딩을 임대해 업무를 시작했다. 당시 팔달구는 10개 동을 관할했는데, 현재 영통구 지역인 매탄·원천·이의동 일대도 팔달구에 속했다. 이 시기 팔달구는 수원천 복원과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기반시설 확충이 중점으로 이뤄져 수원 발전을 견인했다.

팔달구는 2003년 초 수원월드컵경기장 임대청사로 이전한다. 영통구를 설치하면서 팔달구 관할 구역도 크게 바뀌었고, 10개 동의 행정구역 변경도 마쳤다. 수원화성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원 문화관광의 부흥을 이끄는 거점 구실을 했다. 

이후 매향동에 청사를 신축해 이전한 팔달구는 2014년 4월 5일 드디어 단독 청사 시대를 열었다. 수원의 중앙부인 팔달구 중에서도 중앙에 자리잡고 ‘품격 있는 팔달구’를 위한 구정을 펼친다.

1993년 2월 1일 인계동 임대청사에서 열린 팔달구청 개청식.
1993년 2월 1일 인계동 임대청사에서 열린 팔달구청 개청식.

# 전통과 자연이 꽃피운 문화·관광 거점

수원의 문화와 관광 발전은 팔달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해 가을 한 달간 팔달구에서 연 4개 축제 ‘2022 힐링폴링 수원화성’을 진행하는 동안 찾은 관람객이 100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한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가을 저녁을 즐기는 모습은 ‘인인화락(人人和樂)’이라는 정조대왕의 꿈이 현실이 된 듯했다.

팔달구 발전의 기초는 수원천과 수원화성 복원사업이었다. 수원천 상류 구간부터 옛 모습을 찾는 생태복원사업을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진행해 수원천이 팔달구를 완전히 종단하며 시민의 삶 속에 유유히 흐르게 만들었다.

또 도심 구간 교통 혼잡을 개선한다는 이유로 물길 위에 콘크리트를 덮어 도로를 만들었던 지동교~매교 구간을 다시 복원하는 ‘수원천 복개구간 복원사업’(2009년 7월~2012년 3월)으로 수원천은 생명을 되찾아 문화와 관광 거점이 됐다.

수원화성 복원사업은 1996년 기공식을 시작으로 화성행궁, 화홍문, 여민각 들 중건·정비와 남수문 복원이 차례로 이어졌다. 또 군데군데 끊긴 수원화성에 성곽 잇기 사업을 추진해 화서문·창룡문·화홍문·남포루·서장대를 연결해 수원화성을 온전하게 즐기게 됐다.

덕분에 수원화성은 자랑스러운 세계유산으로 다양한 문화·관광사업을 펼치는 터전이 됐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수원천과 220여 년 전 축성한 수원화성이 감싸 안은 팔달구는 수원을 대표하는 다양한 축제를 여는 무대 노릇을 한다. 문화재와 자연을 누리는 천혜의 환경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며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셈이다.

한눈에 보는 팔달구 30년 변화
한눈에 보는 팔달구 30년 변화

#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상권 중심지

팔달구의 명칭 ‘팔달(八達)’은 팔달산에서 유래했는데, 팔달산 이름은 태조 이성계가 이름 지었다고 알려졌다. 원래 이름은 탑산이었으나 막힘 없이 사방으로 통하는 아름다운 산에 팔달산이라는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정조 역시 수원화성의 남쪽 대문을 팔달산 이름을 따 팔달문으로 정했고, 전국에서 팔부자를 모으고 시전을 열었다. 즉, 팔달구는 예로부터 사통팔달의 대명사였던 셈이다.

사통팔달한 지역 특성은 전통시장 발전으로 이어졌다. 팔달구에는 전통시장 14개가 있다. 이 중 지동시장, 영동시장, 팔달문시장, 못골종합시장, 시민상가시장, 남문로데오시장, 남문패션1번가시장, 미나리광시장을 포함해 시장 8개가 팔달문 주변에 분포한다.

또 역전시장, 매산시장, 역전지하도상가, 매산로테마거리상점가는 수원역 주변에 있다. 화서시장과 구천동공구시장까지 더하면 전통시장으로 등록한 점포만 2천100여 곳이 넘고 면적은 19만6천여㎡에 이른다.

팔달구는 전통시장 현대사업으로 시장에 아케이드와 고객센터, 야외 무대 설치, 간판 정비는 물론 각 전통시장 축제 지원 정책으로 상권 활성을 도왔다.

더구나 1995년 처음 시작한 ‘수원남문 거리축제’는 지난해 25회까지 이어지며 인근 9개 시장을 아우르는 연합 축제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물해 고객을 끌어모았다.

생태교통 수원 2013 이후 급격히 발전한 행궁동 상권도 눈에 띈다. 2013년 9월 한 달 동안 행궁동 일원에서 자동차를 없애고 자전거와 도보를 중심으로 한 생태교통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변화를 꾀하는 행사를 치른 뒤 젊은 상인이 도드라지게 유입했다.

불편을 견디자 자동차가 사라진 이면도로에는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와 새로운 도전이 뿌려졌고, 수년간 발전을 거듭하며 ‘행궁동’은 수원의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아름다운 문화유산 수원화성 성곽을 조망하며 맛집과 공방이 들어선 골목마다 사람들로 가득하다. 골목상권 상인회도 늘어나 행궁동 청년상인회를 비롯해 상인회 4개가 성업 중이다.

2022년 10월 수원천 일대에서 시민들이 자연형 생태하천을 배경으로 한 미디어아트쇼를 즐겼다.
2022년 10월 수원천 일대에서 시민들이 자연형 생태하천을 배경으로 한 미디어아트쇼를 즐겼다.

# 풍부한 미래 동력으로 발전 기대감 ‘UP’

팔달구의 영화와 발전은 앞으로 기대감이 더 크다. 오래된 원도심이자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인 지역이 대부분이지만 미래를 위한 동력을 만들어 가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우선 재개발사업으로 주민들이 흘러 들어온다. 매교동에 있는 115의 6구역과 115의 8구역이 지난해 하반기 준공했고, 인계동에 있는 115의 9구역 재개발사업도 오는 8월 입주할 예정이다. 3개 단지에 9천600여 가구가 입주한다.

더구나 수원시가 민선8기 3대 목표 중 하나로 깨끗한 생활특례시를 표방하며 재개발·재건축 기간 단축을 비롯해 행정 지원을 공포한 만큼 인계동과 우만동 일대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매산동과 경기도청 주변 같은 원도심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사업도 한창이다. 청년과 기성세대를 연결하고, 역사를 이어가며, 주민이 이끄는 도시재생사업을 마무리하면 행궁동처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갈지 관심을 모은다.

여기에 문화·관광 분야 클러스터 구실을 할 인프라를 다양하게 추진하는 점도 팔달구 발전의 청신호다. 수원 화성행궁 2단계 복원정비사업과 남수동 한옥체험마을 조성사업, 북수동 복합문화체험시설 조성사업, 수원미디어센터와 정조테마공연장 건립 들을 차근차근 진행하는 만큼 앞으로 팔달구 발전 기대감을 높인다.

오랜 골칫거리였던 수원역 성매매집결지가 2021년 자진 폐쇄한 뒤 수원역 일대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여기에 지동 일대에 들어설 팔달경찰서도 예정대로 2024년 말 준공하면 주민들을 위한 치안도 더 촘촘해지리라 기대된다.

박미숙 팔달구청장은 "지난 30년간 팔달구 여정에는 수원의 정체성이 담겼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앞으로도 변화를 이끌겠다"며 "20만 구민을 섬기며 ‘수원의 중심, 품격 있는 팔달’을 만들려고 새로운 도약과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신경철 기자 shinpd44@kihoilbo.co.kr

사진= <수원 팔달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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