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섭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장
신동섭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장

최근 튀르키예 대지진으로 국제사회는 큰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지난 6일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튀르키예는 물론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 사망자가 3만6천 명을 넘어섰으며, 중상자 수천 명을 포함해 부상자도 7만5천여 명에 달해 사망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현재도 여진이 그치지 않아 지진 피해가 느는 형국이다.

아라비아판, 아나톨리아판, 아프리카판 3개 지각판이 만나는 튀르키예는 지질학적으로 중점에 위치한 ‘삼합점 지역’으로, 이 판들의 충돌이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곳이기에 지진 피해가 심했다. 대규모 정전, 추운 날씨, 강풍 등의 악천후에 통신망이 끊기고 교통망이 손상된 곳이 많다. 또 장비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구조·수습 작업이 어려운 가운데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골든타임이 지난 지금도 기적 같은 생존자 구조로 희망을 전한다.

더욱이 2017년 경북 포항 지진의 경험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은 지진의 위력과 파괴력을 잘 알기에 튀르키예 국민들의 아픔을 그 누구보다 아파하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튀르키예와 형제의 나라인 한국도 7일 118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대를 편성해 수색·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가 파견한 역대 최대 규모의 구호대는 16일까지 1차 임무를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며, 2차 구호대도 출국 준비 중이다.

긴급구호대는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 지역을 중심으로 11일까지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하고 시신 18구를 수습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안타키아 시장과 주민들은 한국 구호대에 차를 나눠 주며 감사인사를 전했고, 유엔 공동조정센터 대표는 지진 발생 72시간 이후 구조에 성공한 우리 사례를 SNS에 특별 홍보하겠다고 전하는 등 우리 긴급구호대의 낭보가 전해진다.

긴급구호대는 소방·군·민간조직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구조팀으로 편성되는 국제구조대는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9조를 근거로 1997년 괌 대한항공 추락사고를 계기로 조직돼 현재까지 13회의 해외 출동, 재난발생국에서 인명 구조·구호활동을 펼친다.

국제구조대는 주로 도시탐색구조(Urban Search&Rescue) 활동을 하는데, 대규모 지진 피해 장소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매몰자 탐색구조를 펼치고 있다.

유엔에서는 국제탐색구조자문단(UN INSARAG)에서 등급 분류 인증시스템을 운영하며, 인증받은 구조대에만 국제 출동을 권고한다. 한국 구조대는 2011년부터 최고 등급인 ‘헤비(Heavy)’를 획득해 현재까지 그 우수성을 입증한다고 하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폐허가 된 건물 곳곳을 살피며 구조활동을 하는 가운데 구조견 ‘토백이’가 부상 투혼을 펼친다는 소식도 전해지는 등 한국구조대의 활약이 튀르키예 현지는 물론 국제사회에 짜릿한 감동을 주고 있다.

현재 여진이 계속되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닥친 재앙의 끝을 알 수 없다. 또 다른 지진으로 희생자가 더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도움 역시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게 현실이다. 부모를 잃은 어린이, 영구 장애를 갖게 된 피해자 등 직접적인 지진 피해자뿐 아니라 지진 여파로 식량난을 겪는 튀르키예 국민들까지, 국제적 도움이 꽤 오랜 기간 필요함을 의미한다.

지금으로서는 현지에 파견된 한국 구조대의 활약과 함께 우리 정부의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지원과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본다.

아무쪼록 빠른 시일 내 지진이 멈추고 튀르키예에 평온이 찾아오길 바라며, 더욱이 구조활동을 펼치는 우리 긴급구호대가 복귀하는 날까지 안전하게 임무를 완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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