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15일 옹진군 백령도에서 백령공항 건설사업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15일 옹진군 백령도에서 백령공항 건설사업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백령공항 건설사업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래야만 백령공항 이용 수요를 확보하는 사업을 시가 주도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을 백령공항 기항지로 삼는 발판이 되리라는 판단에서다.

안광호 시 항공과장은 15일 백령공항 건설예정지<사진>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미 국토교통부와 실무 차원에서는 시를 백령공항 건설과 운영에 참여시켜 달라는 내용을 전달했다"며 "시가 건설과 운영에 참여해야 솔개지구 일대를 공항구역으로 지정해 개발한다든가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공항은 한국공항공사가 운영 중이다.

다만, 한국공항공사가 백령공항 건설과 운영에도 참여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국토부가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운영자 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지역에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한데다 백령공항의 낮은 경제성 때문에 인천공항공사의 사업 참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러나 이날 인천시가 백령공항 건설과 운영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분위기가 바뀔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는 아직 비슷한 사례가 없지만, 해외에서는 지자체가 공항을 건설해 운영하기도 한다.

더욱이 시가 건설 단계부터 참여하면 빠른 사업 추진은 물론 수요 창출 기반 마련이 동반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가 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가 운영에 참여하려는 또 다른 이유는 주민 이동권 보장이다. 민간이 공항을 운영하면 적자 노선은 폐지 위기에 내몰리지만 시가 운영하면 주민 일일생활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노선을 유지하거나 혜택을 주는 방향 검토가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백령공항은 기존 배편으로 편도로만 4시간 걸리거나 결항되면 발이 묶인 주민 이동권을 비행 1시간으로 대폭 줄여 큰 의미를 지닌다.

물론 시는 적자가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백령공항 주변 지역 개발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골프장과 승마장, 6차산업 가공과 특산품 직판매시설,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범단지, 관광·숙박시설, 문화예술 시설 조성을 구상했다.

시는 4월 백령공항 주변 지역 발전전략과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배후부지 조성사업 조사설계용역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시는 국토부가 정한 2029년을 2년 안팎으로 앞당겨 백령공항 건설사업 준공이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이 일대는 보상 절차가 필요없어 그만큼 기간 단축이 가능한데다, 토목을 다지는 난공사가 없어서다.

국토부 기준은 공항 건설에 필요한 평균 기간일 뿐, 이후 기본계획과 실시설계가 나오면 이전보다 기간은 줄어든다고 시는 예상한다.

유정복 시장은 "민선6기 때부터 이어진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돼 감회가 깊고, 속도를 내서 제대로 추진해 지역사회 발전에 큰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크다"며 "지금은 국토부가 건설사업을 추진하지만, 시가 사실상 이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새로운 지역 발전 거점이 되도록 주력하겠다"고 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