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충돌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 테스트는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기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시속 64㎞ 속도로 정면 충돌 방식인 옵셋 충돌 40%의 고정벽에 충돌하는 방식으로 했다. 충돌 후 누유, 배터리 방전과 이상 유무, 에어백 전개, 앞도어 열림은 물론 앞뒤 함께 탑재된 인체모형 더미의 상태 등 다양한 부분을 진행해 모두 정상 작동하는 훌륭한 성적을 나타냈다.
이렇게 위험요소가 큰 시험을 현장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직접 하는 방식은 다른 글로벌 제작사에서 하기 힘든 시험이다. 워낙 변수가 많고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시험 자체가 최악으로도 갈 요소가 많은 만큼 가장 무식한 시험이라고도 한다.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험을 통해 얻는 효과는 매우 크다. 국내 생산차와 해외 생산차의 차별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를 직접 설득하는 계기가 되고, 언론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물론 비용도 상당히 많이 들고 준비 과정이나 문제점 해결 등 다양한 준비에 비해 충돌테스트는 단 수초 만에 끝나 아쉽지만, 극과 극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현대차만이 하는 시험이다.
필자는 2015년 여름, 직접 현대차의 대표 모델인 ‘쏘나타’를 미국 LA 대리점에서 직접 구입하고 봉인해 국내로 가져와서 시험한 적이 있다. 수개월 이상의 준비와 높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팀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진행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도 마무리 준비와 시험을 진행하는 방법이었다. 필자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간 이유는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쏘나타를 직접 고르고, 그 자리에서 엔진 보닛과 프런트 필러 등 주요 연결 부위에 손도장을 찍고 봉인을 해 신뢰성을 높였다. 국내에서는 같은 쏘나타를 아산만 공장에서 유명 블로거가 고르고 역시 같은 과정으로 국산과 해외산을 직접 준비하는 방법이었다.
이후 인천 송도의 행사장에서 쏘나타 고객 300명과 100여 명의 기자를 초청해 차량과 차량을 직접 정면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시험의 위험성은 컸다. 이번 아이오닉5 시험과 같이 전문 시험장에서 준비된 시설도 아니고, 공로 상에서 무선으로 시속 54㎞의 낮지 않은 속도로 정확하게 정면 충돌하기란 쉬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면 충돌이고 상대 속도가 108㎞에 이르는 만큼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지 전혀 확인이 불가능하고, 약간이라도 차량 충돌 간에 어긋난다면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몰라서다.
요사이 전기차 화재가 간혹 발생하면서 생각 이상으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상승한다. 절대로 일반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화재 건수도 아니지만 화재의 확산 속도와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하루속히 홍보는 물론 안전에 대한 준비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시험은 충돌로 인한 전기차 화재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안전하다는 인식 제고에 크게 기여한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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