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기로 한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려는 지자체 간 경쟁이 벌써부터 과열하는 양상이다. 이미 인천은 물론 상당수 지역이 저마다 특색과 지자체 역량을 바탕으로 유치전에 들어간 상태다. 각 지역 전략이 뚜렷한 만큼 결국 시민들이 APEC 정상회의 유치 의미를 얼마나 공감하고 지지하느냐가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인천이 국제도시로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발판이 될 APEC 정상회의 유치 의의와 효과를 돌아보고, 시가 지역과 함께 어떠한 유치활동을 펼칠지 살펴본다.<편집자 주>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기원 조형물. /사진 = 기호일보 DB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기원 조형물.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애(愛)뜰 광장을 지나다 보면 눈길을 끄는 조형물이 하나 있다. 시민과 함께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겠다는 인천시 염원을 담은 ‘2025 APEC INCHEON’ 조형물이 주인공이다. 시는 지난해 12월 조형물 제막식을 열고 각계각층 뜻을 모아 유치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포했다.

5일 시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21개국 정상이 모이는 연례회의다. 2025년 11월로 예정한 제32차 APEC 정상회의는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기로 했는데, 정상회의는 물론 100일 이상 부대회의와 행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유치한다면 글로벌 도시로서 인천을 알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시가 지난해 인천연구원에 의뢰해 관련 용역을 진행한 결과, 그 파급 효과는 20년 전 열린 APEC 정상회의보다 훨씬 크다고 추산했다. 인천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릴 경우 예상하는 생산 유발 효과는 1조5천316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8천380억 원, 취업 유발 효과는 2만571명에 이른다. 2005년 APEC 정상회의 당시 생산 유발 효과는 3천887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천639억 원, 취업 유발 효과는 6천716명이었다.

이러한 수치가 아니더라도 인천 최초 정상회의 유치는 의미가 남다르다. 민선8기가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을 선언한 만큼 APEC 정상회의 유치는 인천이 국제회의 대표 도시로 도약하고 글로벌 도시 브랜드 가치를 실현하는 발판이 된다. 정상회의 기간 각국 정상과 각급 각료, 기자까지 6천여 명이 방문할 예정이어서 인지도 제고 효과는 상당하다.

시는 지난해 초 ‘APEC 정상회의 유치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어 경쟁 도시와는 다른 전략을 마련했다. 인천국제공항, 국제 수준의 컨벤션시설과 호텔을 포함한 국제회의 인프라도 마련한 상태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 있는 APEC사무국을 직접 찾아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인천에서 열어야 하는 당위를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왔다.

지난해 말에는 범시민 유치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민관 협력 기반도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경기와 같은 주변 지자체와 연대를 추진하고, 하반기 외교부에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 선정 공모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역에 있는 국제기구에 지지를 요청하거나, 그 밖에 지역사회를 결집하고 대외 인지도를 확보하는 활동도 서두른다.

유 시장은 "인천의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도록 APEC 정상회의 인천 유치에 더욱 힘쓰겠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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