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교수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교수

지난 2월 코로나로 미뤘던 중동 여행을 했다. 우리가 아는 아랍은 아라비안나이트 소설이나 천일야화, 영화 따위를 통해 아는 정보들이다.

영화나 소설은 아랍에 대한 신비로움을 제공했다. 날아다니는 양탄자,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가 나오는 호리병, 남성들의 터반, 여성들의 히잡, 사막 등이 아랍을 연상시키는 것들이다.

두바이 도하 아부다비와 같은 도시는 현대건축과 토목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 도시다. 사람이 살 만한 장소를 찾아서 물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아라비아반도에서는 바다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됐다. 바다의 지형을 매립해 바꾸고, 건물을 올리고, 주거지로 활용하며, 최신 건축기술로 관광객을 모은다. 

이슬람 문화의 영향으로 술은 판매하지 않았다. 무알코올 주류는 판매 중이었으며 전반적인 도시 분위기가 안정적이었다. 

최저 10℃에서 최고 24℃까지도 기온이 올라가는 겨울철이 활동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다. 

여름은 50℃까지 올라 밖에서 활동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밖에서 노동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경제활동하기에 매우 어려운 시기다. 필수노동 인력은 주변 국가에서 담당해 우리가 관광하면서 만나는 대부분 사람들은 외국인 노동인력이었다.

아랍의 반도에 있는 대부분 산유국은 석유로 현재의 부국을 이뤘다. 석유자원으로 아랍 국적의 국민들은 노동을 하지 않아도 평생 먹고살 걱정을 하지 않는다. 

우리처럼 노동을 해야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이해가 가지도 않고, 아랍 국민으로 아랍에서 사는 것이 천국으로 보인다. 석유라는 자원이 그 나라 국민들을 평생 먹여 살릴 뿐만 아니라 도시 하나를 초현대식으로 만들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면 자원이 풍부한 나라에 대한 부러움과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악착같이 사는 것이 참으로 측은하고 안쓰러우며 한편으로는 대견하다.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아랍 국가들이 모두 잘 살고 있는 것이 석유자원임에는 틀림없지만 단지 자원을 가졌다고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베네수엘라라고 하는데, 이 나라는 아랍 국가들과 달리 자국이 가진 자원으로 국민들이 편하게 살지 못하는 나라로 알려졌다. 

아랍 국가들은 석유산업 변동성에 따라 취약해지는 경제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석유산업 이외 산업에도 투자를 해서 경제를 다각화시키고 정치적으로도 안정화돼 있다. 경제를 다각화시키고 해외 투자를 유지하고자 법적·제도적 개편을 지속 추진해 나가며, 석유산업 기술 발전에도 꾸준히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한다. 혁신적인 기술 도입으로 석유생산비용을 낮추고 생산량을 유지해서 생산효율성을 높인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부패, 높은 공정성, 안정적인 정치상황 유지가 현재 아랍 국가들을 경제 부국으로 유지시키는 비결이 됐다. 

아무리 귀한 물건을 가졌어도 누가 어떤 생각으로 운영하는지에 따라 귀한 자원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것을 아랍 국가들에서 알 수 있다.

아라비아반도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이슬람 문화에 대한 편견이 많이 감소했다. 자원이 있다고 모두 잘사는 건 아니라는 것과 자원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매우 중요함을 알았다. 정치적 안정성과 최고 의사결정자들의 국익을 위한 방향 설정이 그 나라를 얼마만큼 편안하게 만드는지를 느끼게 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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