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축성의 주역이자 수원부유수를 지낸 조심태(趙心泰·1740~1799년) 조선시대 초상화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수원화성박물관 김세영 학예연구사는 5월 개막 예정인 ‘수원유수부 승격 230주년 기념 전시’ 관련 자료 조사 과정에서 조심태 조선시대 초상화 2점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3일 공지했다.

무신 조심태는 정조대왕이 총애하던 신하 중 한 명이다. 1789년 수원부사로 부임해 현륭원 조성과 수원신읍 건설에 큰 구실을 했고, 1794년 수원화성 축성 당시에는 감동당상(監董堂上)을 맡아 완공에 핵심 노릇을 했다.

초상화는 삼성 일가가 2021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의 수집품 2만3천300여 점 속에 파묻혀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건희 컬렉션 정리를 마치고 지난 1월부터 전국 박물관의 소장품 정보를 모아둔 e뮤지엄(http://www.emuseum.go.kr)에 1만여 건의 정보를 공개했고, 수원화성박물관 김세영 학예연구사는 날마다 접속해 ‘수원유수부 승격 230주년 기념 전시’에 선보일 자료를 검색했다.

그러다 이달 초 조심태 초상화 2점을 발견했다. 초상화는 개별 유물 형태가 아니라 여러 인물의 초상화와 섞어 편집한 2개의 초상화첩에 1점씩 들었다.

시복본(채색)은 ‘문신초상화첩’(건희 3599년)에 시복본(초본)은 ‘문인초상일괄’(건희 3553년)에 수록돼 있었다.

김세영 학예연구사는 시복본(채색) 오른쪽 상단에 쓰인 ‘趙御將心泰(조어장심태)’라는 글씨를 보고 조심태 초상화라 알아챘다. ‘어장’은 ‘어영대장(御營大將)’의 준말이다. 조심태는 1794년 수원유수에 임명되기 전인 1792년 어영대장을 지낸 바 있어 조심태가 53세 때 그린 초상화로 추정된다.

채색한 시복본 초본으로 추정되는 시복본에는 오른쪽 상단에 ‘大將趙心泰(대장조심태)’라는 글이 쓰였다.

조심태는 근엄한 얼굴에 눈매가 매서워 보는 이를 압도한다. 무인(武人) 출신답게 위풍당당한 분위기다. 김 연구사는 "얼굴의 곰보 자국, 수염의 묘사가 매우 섬세한 점으로 미뤄 뛰어난 솜씨의 궁중 화원이 그렸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한편, 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의를 거쳐 조심태 초상화 2점을 5월 열 예정인 ‘수원유수부 승격 230주년 기념 전시’에 소개한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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