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권선구 일대 도로에 밤이 되자 차량이 하나 둘 불법 주차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독자 제공>
수원시 권선구 일대 도로에 밤이 되자 차량이 하나 둘 불법 주차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독자 제공>

주민들의 생활 공간 주변 도로 곳곳에 불법 주차를 일삼는 화물차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진다.

화물차 불법 주차로 주민이 불편을 호소하는 지역은 수원시(팔달·권선구)와 파주시, 안산시 등 한두 군데가 아니다.

지난 13일 오후 9시께 수원시 팔달구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앞 100m 구간 도로에는 관광버스와 학원버스, 대형 화물차 6대가 불법 주차된 상태였다.

이곳에서 약 400m 떨어진 우만고가차도 밑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에도 관광버스와 2∼5t의 다양한 화물차가 일렬로 주차한 모습을 확인했다.

불법 주차로 시야가 가리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한 시민이 반대편에서 오던 승용차를 보지 못해 사고를 당할 뻔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 권선구 1천여 가구가 모인 A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도 사정은 비슷했다.

아파트 옆 도로는 대형 화물차와 관광버스, 일반 차량 등 불법 주차 차량이 가장 바깥쪽 차로를 꽉 메웠다.

이 때문에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들은 도로에서 하차했다. 학원버스가 도로 한복판에서 돌연 정차하니 뒤따라오던 차량이 급제동하기도 했다.

파주 운정신도시와 문산 일대 일부 도로에도 수십 대에 달하는 대형 버스와 화물차가 마치 ‘기차’와 같은 모습으로 줄지어 불법 주차를 일삼는다.

원도심인 안산 상록구 일대 도로 갓길과 주택가 골목길에도 화물차량이 무분별하게 세워져 있긴 마찬가지다. 이 지역에선 2021년 3월 갓길에 불법 주차된 화물차 때문에 4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수원 권선구 A아파트에 사는 이모(57·여)씨는 "아파트 주변 주정차 단속구역까지 대형 화물차와 관광버스 한두 대가 밤샘 주차를 하더니 어느새 수십 대로 늘었다"며 "이제는 화물차 주차장으로 전락했다"고 토로했다.

지자체들은 화물차 단속에 힘을 쏟지만 불법 주정차를 완전히 없애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다.

안산시는 대형 화물차량의 도로와 골목길 불법 주차를 해결하려고 ‘화물차 전용 공영차고지’를 새로 조성하고, 올해 도입한 ‘스마트 주차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용인시는 유휴 부지를 활용한 화물차 전용 주차장을 확대 중이다. 현재 397대 화물차 전용 주차장을 운영 중이며, 35면 규모 화물 임시 주차장 공사도 한창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밤샘 불법 주차 단속을 하지만 단속시간(평균 오후 9시까지)을 피해 주차하는 화물차량도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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