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섭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신동섭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미국 내 급격한 인플레이션,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계획 등 세계경제 침체에 따라 한국도 연일 금리가 상승하고, 물가 상승에 따른 인건비와 자제비가 폭등해 전국 곳곳에서 진행 중인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결국 입주일이 무기한 연장된 탓에 제때 입주를 못한 입주민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완공 후에도 문제다. 서울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부동산과 관련된 위기와 불안으로 인해 거래량이 급감했다. 실제로 아파트의 경우 3월 초 실거래가격지수는 2월 초 대비 평균 2.75% 감소했고, 전년 대비 평균 16.84% 감소하며 부동산 가격이 지속 하락한다. 매도자와 매수자를 연결하는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거래 절벽으로 개점보다 폐업이 더 많다.

미분양도 급증한다. 인천의 올해 초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해 중순보다 150%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에 견줘도 단기간에 약 30%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는 상황에서 미분양이 더 늘어나는 건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다는 의미다. 높은 금리와 다양한 대출규제가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나, 이러한 원인을 해결하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고금리의 경우 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만을 기다려야 할 뿐이다.

이러한 부동산 침체 상황에서도 인천시는 다양한 조성사업을 계획한다. 구월2지구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을 포함해 용유 노을빛타운, 검단 주택건설사업, 굴포천역 도심 공공주택사업 등 사업비가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수조 원에 달하는 사업들이다. 모두 인천도시공사(iH)가 도맡아 시행할 예정이다.

iH는 지난해 10월 중순께 구월2지구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에 대한 인천시의회 동의 절차를 밟았으나 결과적으로 보류됐다. 구월2지구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이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iH의 재정상황 때문이다. 2021년 말 기준 iH는 5조9천억 원의 부채를 떠안았고, 부채비율은 200%를 넘겼다. 인천시의회는 과도한 부채를 진 iH가 또다시 자금을 차입하면 공사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고, 현재 공사의 과중한 부채와 이후 발행할 차입 재원에 대한 구체적 상환 방안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iH의 존재 이유는 인천시민의 행복을 위해 도시 공간을 창출하고, 도시재생을 통해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iH는 도시 조성사업을 지속 수행해야 하며, iH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잘하는 일일 테다. 그러나 사업을 잘하는 것과 기업을 건전하게 운영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iH가 경기 침체 속에서 재정 상태를 살피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다면 그 피해는 도시공사에서 끝나지 않고 인천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iH의 재정을 건전하게 만들려면 구체적으로 사업성 재검토가 필요하다. 2021년과 지난해, 지난해와 올해 금리는 크게 차이가 난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평균 대출금리의 경우 2020년 말 2.74%에서 지난해 초 5.46%로 약 2배 올랐다.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던 2020년 말과 달리 지금은 집에 들어올 사람 찾기가 힘든 세상이다.

이러한 상황이 과연 현재 추진하고자 하는 조성사업에 전부 반영되는지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부채와 앞으로 차입 재원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상환 계획은 필수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지금은 iH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 마련이 우선이다. 가끔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