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제 의왕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곡식은 한 번 심어 한 번 거두고, 나무는 한 번 심어 열 번 거두지만 사람은 한 번 심어 백 번 거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 농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굳이 이 같은 비유가 아니더라도 인재 양성은 국가적으로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 

좋은 교육제도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교육전담기관인 교육청과 학교뿐만 아니라 학부모, 사회단체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간 적절한 역할 분담과 협조 체계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지방자치가 정착되고 활성화되면서 각 지자체는 현장에 맞는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시의 정체성 확립과 시민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교육 부분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교육문제가 시민과 학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지방자치단체가 책임 있게 풀어나가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2010년 처음 민선5기 시장으로 취임할 당시 의왕시는 교육 변방 도시였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처럼 학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기회만 되면 교육환경이 좋은 인근 도시로 이사를 가려 했다. 결국 의왕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교육 변방에서 벗어나 교육 경쟁력을 갖춘 ‘찾아오는 교육도시’로 거듭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그래서 취임 후 교육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개선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특성화 프로그램 등을 집중 지원해 나갔다. 무엇보다도 관내 모든 고등학교에 기숙사 건립예산을 지원해 이를 바탕으로 우성고·의왕고·백운고·모락고의 기숙사가 차례로 개관했다. 

열악한 시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부족함 없이 지원했고, 학교당 평균 교육경비 지원액이 2016년 기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날 만큼 많은 지원을 이어나갔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우리 시 학생들의 학업성과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당시 중학생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4년 연속 경기도내 1위를 차지하고, 고등학교 수능 표준점수도 경기도내에서 최고 수준을 보일 정도로 많은 변화를 이뤘다. 

이처럼 의왕시는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통해 수준 높은 교육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독립된 의왕교육지원청을 설립하는 부분이다. 현재 경기도내 25개 교육지원청 중 6개 교육지원청이 2개 시를 통합해 운영 중이며, 의왕은 군포와 함께 하나의 교육청을 이룬다. 교육지원청이 군포시에 소재하고 업무가 군포시에 편중돼 의왕시 학부모와 학생들은 상대적 소외감과 교육서비스 불균형을 느끼고, 의왕시만의 특성화 정책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임시방편으로 교육지원청이 없는 시에 교육지원센터를 만들어 운영하나, 교육지원센터 형태로는 교육민원에 대한 신속한 대처 미흡, 교육행정서비스 전달체계 부재와 같은 불편을 감내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의왕시가 시로 승격한 지 벌써 33년이 흘렀다. 의왕시는 수도권 중심부에 위치한 작은 소도시에 불과했지만 최근 천혜의 자연환경과 사통팔달 교통망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백운밸리, 장안지구 등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 성공리에 마무리되고 현재 고천행복타운, 초평뉴스테이, 월암지구, 청계2지구, 3기 신도시 5개 도시개발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된다. 또한 고천과 부곡, 오전, 내손동에 걸쳐 14개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추진돼 2030년에는 인구 25만 명의 수도권 중견도시로 발돋움하리라 예상한다. 

지속적인 도시개발과 인구 유입 탓에 교육행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군포에 소재한 통합된 교육지원청에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의왕시 학부모들의 숙원사항을 해결하고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의왕교육지원청 설립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의왕교육지원청 신설로 학부모와 아이들이 필요로 하고 공감하는 정책을 펼쳐 나가고, 의왕시 교육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간다면 의왕시 교육환경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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