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인에게 

드라마 / 15세 이상 관람가 / 119분

영화공간 주안은 30일부터 ‘나의 연인에게’를 상영한다.

튀르키예에서 독일로 유학 온 의대생 아슬리(카난 키르 분)는 파일럿을 꿈꾸는 레바논 출신의 치의대생 사이드(로저 아자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아슬리의 가족은 사이드가 아랍인이라는 이유로 교제를 반대한다. 이를 알게 된 사이드가 곁을 떠나려고 하자 아슬리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채 사이드와 둘만의 결혼식을 올린다.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는 듯하지만, 사이드가 언제부터인가 이상하다. 무슬림으로서 극단적 성향을 보이기도 하고, 숨기는 게 많아지며 행동도 달라진다. 그러던 사이드는 그저 자신을 믿어 달라는 말만 남긴 채 멀리 떠나간다. 아슬리는 사이드 없는 시간을 홀로 보내며 혼란스러워한다.

이 영화는 아슬리와 사이드의 러브스토리를 그린다. 둘 사이 사랑은 깊었지만, 정치와 신념은 이에 생채기를 낸다. 사랑은 다시 잡힐 듯하지만 멀어지고, 답답한 진공 상태가 이어진다. 깨질 듯 말듯 이어온 사랑은 사이드가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루며 다시 충만해지지만 언제나 주변을 맴돌던 불안함도 그만큼 커진다. 그렇게 영화는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결말로 향해 가며 충격과 슬픔을 장전한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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