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운영 위기에 내몰렸다며 ‘폐과’를 선언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긴급대책반을 꾸려 대응하기로 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29일 ‘소청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 인사’라는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아픈 아이들을 고쳐 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왔지만, 오늘자로 대한민국에서 소청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도리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 나라에서 아이들을 진료하면서 소청과 전문의로는 더 이상 살지 못하는 처지에 내몰렸다"고 덧붙였다.

낮은 진료비가 장기간 이어진데다, 유일한 비급여 시술인 소아 예방접종마저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더 이상 운영하지 못하는 지경이 됐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임현택 회장은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 수입이 25% 줄고, 그나마 지탱하던 예방접종은 100% 국가사업으로 싼값에 편입했다"며 "최근 5년간 소청과 의원 662곳이 경영난으로 폐업했는데도 진료비는 30년째 동결"이라고 했다.

정부 정책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중증 소아 환자를 담당하는 어린이 공공진료센터와 24시간 소아 환자에 대응하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4곳씩 늘리는 내용의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24시간 소아전문상담센터 시범사업 추진계획도 담았다.

임 회장은 "소청과 의사 인력 공백이 문제 핵심인데, 가장 중요한 의료진 보상이 아닌 엉뚱한 시설 확충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동일한 증상으로 내원해도 고려할 수많은 다른 질환이 있고, 대면 진료조차 오진 가능성이 있는데 소아전문상담센터로서 전화로 증상을 상담하고 처치를 안내하라는 얘기는 정신 나간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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