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통합우승과 이에 맞서는 한국도로공사의 설욕은 결국 세터의 손에 달렸다.

흥국생명과 도로공사는 31일 오후 7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의 향배를 가를 2차전을 치른다.

지난 29일 열린 1차전에서는 흥국생명이 ‘해결사’ 김연경의 관록과 파워를 앞세워 도로공사를 세트 점수 3-1로 따돌리고 기선을 제압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열흘 만에 실전을 뛰고도 도로공사보다 나은 조직력을 뽐내며 승리를 챙겼다.

이에 반해 플레이오프(3전 2승제)에서 현대건설을 연파하고 4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한 도로공사는 주전들의 컨디션 난조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차전을 내줬다.

감기 증세로 컨디션이 나빴던 탓에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게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진단이다.

흥국생명은 2차전을 잡으면 통합우승에 성큼 다가서는 데 반해 도로공사는 지면 사실상 우승 도전은 어려워지므로 배수진을 치고 2차전에 사활을 걸 태세다.

공격을 조율하는 주전 세터 이원정(23·흥국생명)과 이윤정(25·도로공사)의 손끝에서 두 팀의 희비가 갈릴 예정이다. 1차전에서는 이원정이 먼저 웃었다.

이원정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11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끝으로 보름 이상 쉰 뒤 챔프전에 출격했다. 실전 감각이 떨어졌는데도 중요한 챔프전에서 세트당 평균 10개의 세트로 6.750에 그친 이윤정을 능가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원정은 미들 블로커(김나희·이주아)와 양쪽 날개(옐레나 므러제노비치·김연경·김미연)를 폭넓게 활용하며 화력을 키우는 데 앞장섰다.

이에 반해 이윤정은 흥국생명의 효과적인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볼 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종민 감독은 "이윤정과 공격수 간 호흡이 맞지 않아 엉뚱한 장면이 자주 나왔다"며 경기 후 패인을 짚었다.

김 감독은 또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의 무게감이 다르다며 이윤정이 느꼈을 압박감도 심했다고 진단했다.

김종민 감독은 이윤정의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며 2차전에서는 1차전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이리라 내다봤다.

이윤정을 믿는 만큼 그의 토스가 살아난다면 흥국생명 선수들보다 경험이 풍부한 도로공사 베테랑 공격수들이 힘을 낸다는 기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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