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드라마 /15세 이상 관람가 / 112분

영화 ‘에어’는 농구계 전설 마이클 조던 이름을 딴 나이키 브랜드 ‘에어 조던’ 탄생기다. 1980년대 초반 매출 규모, 브랜드 선호도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경쟁사에 미치지 못했던 나이키가 마이클 조던 이름을 딴 신발을 만들게 된 과정을 기승전결에 따라 그려 냈다.

명실상부 최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꼽히는 나이키는 약 40년 전, 컨버스와 아디다스에 한참 뒤처지는 업계 후발 주자였다. 1984년 나이키 농구화 부서 스카우터 소니(맷 데이먼 분)는 당시 한 번도 미국프로농구(NBA) 코트를 밟아 본 적 없는 신인 선수 마이클 조던에게서 나이키를 업계 최고로 만들 가능성을 발견한다.

평소 아디다스 광팬인 마이클 조던은 나이키와 미팅조차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에이전시도 좀처럼 협조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소니는 직접 노스캐롤라이나까지 찾아가 마이클 조던 부모를 설득한 끝에 기회를 얻는다.

‘에어’는 상업영화의 보편 문법에 충실히 따르면서도 마이클 조던이 아닌 소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에어 조던 뒷이야기를 담아냈다. 마이클 조던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소니를 필두로 나이키 창립자 필(벤 애플렉), 마케팅 임원 롭(제이슨 베이트맨), 농구화 부서 책임자 하워드(크리스 터커), 디자이너 피터(매슈 마허)까지. 에어 조던을 만들려고 실제 고군분투했던 이들에 초점을 맞췄다.

마이클 조던 어머니 델로리스 조던(비올라 데이비스)도 영화 한 축을 차지한다. 벤 애플렉 감독은 실제 마이클 조던한테 들은 델로리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마이클 조던은 자신의 어머니를 연기할 배우로 비올라 데이비스를 직접 추천하며 캐스팅에도 관여했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직감을 따라가는 스카우터와 그런 직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창업자로 연기 호흡을 맞추며 노련한 티키타카를 선보인다. 연극 같은 이야기와 적절한 유머 코드, 유명한 배우의 노련한 연기력이 더해진 ‘에어’는 웰메이드 상업영화라고 할 만하다. 다만, 나이키라는 브랜드 성공 신화를 일부러 꾸민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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