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랑

다큐멘터리 / 12세 이상 관람가 / 93분

영화공간주안은 다음 달 3일까지 ‘장기자랑’을 상영한다.

2014년 그날 이후, 집 밖으로 나서기 어려웠던 엄마들은 지나가듯 얘기한 ‘재밌겠다’ 한마디에 연극을 시작한다. ‘연기’라는 뒤늦은 재능을 발견하고 열정을 불태운다. 그러나 새로운 연극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엄마들 사이 질투와 갈등은 깊어지고 급기야 몇몇은 극단을 나간다.

장기자랑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생존자 가족으로 구성한 극단 ‘노란리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동시대 역량 있는 여성주의 다큐멘터리에 수여하는 ‘피치&캐치’ 옥랑문화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다양한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장기자랑’은 이소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던 할머니와 그 곁을 지키는 손녀 간의 애틋한 관계를 그린 자전 다큐 ‘할머니의 먼 집(2016)’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삶에 대한 의미를 짚었다.

그 시간을 함께 지나온 엄마들만이 해내는 연대를 포착하며 관객들에게 ‘다시 살아가보자’라는 손길을 건넨다. 또 ‘연극’이라는 새로운 꿈으로 씻지 못할 고통에서 한 걸음 빠져나와 일상으로 연착륙하는 엄마들의 도전을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그린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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