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7년 만에 인천∼제주 항로에 취항한 카페리가 엔진 고장으로 또다시 휴항에 들어갔다.
30일 해운당국에 따르면 인천∼제주 카페리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지난 24일 오후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중 엔진에서 연기가 나고 이상 알람이 표출되자 출항 2시간 만에 회항했다.
이후 선박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엔진 개방 검사를 진행 중인데, 하이덱스스토리지 선사는 안전점검이 끝날 때까지 선박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새로 건조한 이 선박은 2021년 12월 취항한 뒤 최근까지 불과 1년 5개월 사이에 엔진 이상 따위로 모두 6차례에 걸쳐 결항 또는 지연 출항을 반복했다.
2월 4일에는 엔진 부품 결함으로 7주간 결항했고, 안전성 검증을 거쳐 3월 29일 승객 운송을 재개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엔진이 고장났다.
선사 관계자는 "선박을 점검하려고 일단 5월 6일까지는 휴항하기로 했다"며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때까지는 운항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선박 전문가들은 중고 선박도 아닌 새 배가 고장으로 운항 중단을 반복하는 경우는 드문 상황이라고 했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새로 건조한 선박에서 운항을 중단할 정도의 고장을 반복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사례"라며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앞으로 한국선급·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같은 전문기관과 함께 정밀 점검을 벌여 고장 원인이 기계 결함인지 운영상 문제인지 확인한 뒤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배를 건조한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귀책 사유를 떠나 저희가 건조한 선박이 불편을 끼쳐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관계 기관의 원인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카페리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끊긴 인천∼제주 항로에서 7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20일 취항했다. 길이 170m·너비 26m·높이 28m로, 승객 810명과 승용차 487대, 컨테이너 65개를 싣고 최대 25노트(시속 46㎞ 정도)로 운항 가능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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