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LPG차량은 과도기적 모델이다. 전기차, 수소전기차와 같은 무공해차가 본격 등장하면서 미래 모빌리티를 담당하겠지만 과도기적 기간이 짧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분명히 역할을 할 모델이라 하겠다. 

현재 자동차에는 가솔린, 디젤, LPG 같은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있으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역할을 달리하는 형국이다. 소비자 처지에서는 입증된 차량을 구입하고 싶고, 약 10년간은 운행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차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보편화된 움직임이다. 전기차가 대세가 돼 가는 시기지만 신차를 보수적으로 선택하는 소비자는 아직은 하이브리드차에 중심을 잡는 형국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차도 기술 수준에 차이가 많고 가격도 낮지 않은 만큼 내연기관차의 익숙함과 편리성에 초점을 둔 소비자가 많다. 이 중 디젤차는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구입해도 불편함이 많은 게 사실이다. 가솔린도 아직은 괜찮지만 디젤차에 이어 사라질 모델임이 분명하다. 내연기관차 중 가장 총체적으로 적게 유해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모델은 LPG모델이다. 가격 유동성이 가장 적고, 가격도 낮은 만큼 안정된 구입과 차량 운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가솔린 가격과 디젤 가격의 높낮이가 달라지면서 아직은 높은 가격을 유지한다. 더욱이 디젤차 운행은 곧 4등급까지 도심지 진입이 불가능해지기에 더욱 불편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테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에너지 가격도 부침이 심해지고, 유럽도 디젤차 퇴축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정부도 디젤차 퇴출을 위해 세제 혜택에서 디젤유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런 와중에 LPG 가격은 가솔린의 약 60% 수준으로 매우 낮으며, 낮은 연비를 고려해도 최고 30% 이상 운행 유지비를 절약한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LPG 기술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최고 수준이고, 해당 차량도 가장 많이 보급된 국가인 만큼 안락한 운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2천 개가 넘는 LPG 충전소가 있어 충전 불편함이 사라졌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몇 개 신형 모델에 그쳤던 LPG 모델이 늘어나는 점은 고무적으로 판단된다. 기존에는 주로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인 QM6가 LPG 모델로 출시되면서 국내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기아의 스포티지 모델과 KG모빌리티(옛 쌍용차)의 효자 종목인 토레스의 바이 퓨얼 LPG 모델이 출시돼 더욱 다양한 LPG 모델이 소비자를 찾는다. 머지않아 LPG 하이브리드 모델도 등장하는 만큼 만족도는 높아지리라 예상한다.

특히 얼마 전 KG모빌리티는 가솔린과 LPG 두 가지 연료를 필요에 따라 병용하는 모델을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 LPG 모델’이라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이브리드’라는 용어는 두 가지 이상의 에너지원을 가진 뜻이 기본이지만, 현재 자동차에 적용하는 하이브리드의 의미는 가솔린이나 디젤 같은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이용한 모터 방식의 전기차 시스템을 함께 사용한다는 뜻으로 자리매김했다. 따라서 지금의 용어 사용은 잘못됐고, 확실히 ‘LPG 바이퓨얼’이라 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그럼에도 KG모빌리티의 토레스는 바이퓨얼 방식으로 소비자의 다양성을 늘리고 다시 한번 인기를 끌 방향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확실한 점은 앞으로 진정한 하이브리드 LPG 모델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LPG 신차 출시에서 필자가 항상 아쉽게 느끼는 분야는 바로 기아의 카니발이다. RV차에서 독보적 존재로 판매가 이뤄지는 모델이지만 서민이 활용할 LPG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 모델인 현대의 스타리아는 이미 LPG 모델이 있는 만큼 더욱 전향적인 판단으로 추가 생산했으면 한다. 생각으로는 아예 ‘카니발 하이브리드 LPG 모델’ 출시는 어떤가 판단한다.

앞으로 LPG 모델은 절대적인 모델은 아니지만 중요한 과도기적 모델로 확실한 중간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t 트럭은 중요한 환경 개선을 이룬다는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좋은 LPG 모델 출시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인기 있는 모델로 다양성을 키우기를 바란다. 아직은 시간이 남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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