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배 안산상록경찰서 팔곡파출소장 경감
박종배 안산상록경찰서 팔곡파출소장 경감

우리나라는 그동안 ‘마약 청정국’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국제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조직망을 이용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학원가에서 10대 청소년에게 집중력 향상, 기억력 강화로 공부를 잘하게 만들어 준다며 마약이 든 음료수를 제공한 후 부모에게서 금원을 갈취해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또한 10대 어린 학생들이 필로폰을 투약하다 적발되거나 필로폰이 섞인 술을 마시고 목숨을 잃는가 하면 마약에 취해 공공장소에서 난동을 부리고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등 국제 범죄조직이 유통하는 마약이 우리 공동체 사회의 일상 곳곳에 침투해 큰 충격을 준다.

옛날에는 일부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대부분 범죄조직, 지역의 토착 폭력배, 범죄자나 일부 특권층 위주로 암암리에 거래되고 은밀하게 소비되던 마약이 최근에는 일부 비뚤어진 부모의 과도하고 비이성적인 교육열이 청소년 약물 오·남용과 결합해 마약 청정국이라는 자부심이 무너졌다. 한국에 마약을 공급하려는 전 세계 검은손들도 곳곳에 도사려 이제는 우리나라도 마약에서 안전하지 않은 나라가 됐다. 

통계를 살펴보면 2022년에는 마약류 유통·투약사범 1만2천387명을 검거하고 마약중독자는 721명에 달했다고 하며, 마약류 재범률 또한 37%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 공동체의 안전과 마약 청정국 이미지를 되찾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경찰, 검찰, 세관, 국정원, 식약처 등 모든 관계 기관이 합동으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국가 간 공조와 협력을 강화하며 총력 대응한다. 

현재 마약과의 전쟁 수행으로 전국 각지 전투에서 승전보가 날아든다. 전국에서 마약사범 등이 속속 검거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마약이 유통되고 마약사범들이 활개를 쳐 우리의 건전한 공동체 사회를 위협하고 병들게 했단 말인가? 

수도권에서는 조직폭력배 등과 연관된 마약 매매·투약사범 131명을 검거했고, 국내에서 신종 마약을 투약·유통한 외국인 일당 등 67명을 검거해 11명을 구속했다. 또한 유아용 파우더에 숨겨 마약을 밀반입한 유통조직 68명을 검거하고, 평택에서는 지역 조직폭력배와 연관된 마약사범 26명을 검거해 19명을 구속하는 등 올해 1~2월 경기남부경찰청은 마약사범 총 735명을 검거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수치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환부를 도려내고 치료한다는 뜻이다. 

실제 마약류 투약자의 말을 들어보면 마약은 대부분 초기에는 호기심에 투약했으나 금세 내성이 강해져 점점 자주 독하게 투약하게 되고, 약 기운이 떨어지면 공황장애나 우울감, 불면증, 식욕저하가 생겨나 후유증이 매우 심각해진다고 한다. 유통 경로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양한 경로를 이용한다고 한다.

현행법상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을 살펴보면 성인은 마약 투약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며, 미성년자에게 마약류를 공급하거나 투약하면 법정형 기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그러나 법적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마약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마약과의 전면전을 완전한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마약에 대한 심각성과 경각심을 갖고 혼연일체가 돼 적극 동참해야 한다. 국민 모두의 힘과 지혜, 응원이 필요한 때다.

마약류 소탕에는 골든타임이 없으며 여유가 없다. 또한 마약류 투약자에 대한 자수의 길도 항상 열려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직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와 사회 복귀 추진을 위해 마약류 중독 치료를 강화했으며 치료비 지원 대상을 점차 확대하고, 중독재활치료센터를 신설·확충할 예정이다. 경찰 역시 마약과의 전면전을 통해 국민 개개인의 안전을 지키고 사회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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